트럼프 휴전 깨졌나…후티, '무역동맥' 홍해 상선 이틀연속 공격

  • 등록 2025.07.08 10: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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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상선 공격 중단' 합의에도 민간선박 작심하고 격침
해운업계 우려 증가…이스라엘도 폭격 재개해 다시 살얼음판



(서울=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을 선언한 홍해에서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의 무력 사용이 과격한 방식으로 재발했다. 

주요 무역로인 홍해가 다시 위험해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악재가 많은 글로벌 경제, 통상에 근심을 더하고있다. 

AP, AFP 통신에 따르면 예멘의 반군 후티는 지난 6일(현지시간) 홍해를 지나던 벌크선 '매직시즈'를 공격해 침몰시켰다고 7일 밝혔다. 

후티는 이날도 다른 화물선 한 척에 공격을 가했다. 

영국 해양보안업체 암브레이에 따르면 해당 화물선에 소형 보트 두 척이 접근해 총격을 가했으며, 폭탄을 실은 드론 공격도 이뤄졌다.

암브레이는 화물선에 탄 보안팀이 대응 사격에 나섰으며, 현재까지 선원 2명이 다치고 2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해당 공격이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예멘 호데이다 항구로부터 서쪽으로 약 94㎞ 떨어진 지점에서 벌어졌다고 밝혔다.

후티는 두 번째 공격에 대해서는 아직 배후를 자처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후티와 대립하는 예멘 정부의 모아마르 알에리야니 정보부 장관은 후티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후티의 잇따른 공격은 지난 5월 미국과 휴전을 맺고 홍해를 지나는 국제 상선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한 지 2개월 만에 처음 이뤄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멘에 있는 후티 거점을 옹해 3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폭격하다가 후티와 휴전에 합의했다고 주장하며 공습을 중단했다. 

그 휴전 선언이 나왔을 때 후티는 이스라엘 선박은 공격 제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후티는 전날 공격한 매직시즈가 "점령된 팔레스타인 지역(이스라엘) 항구에 대한 입항 금지를 위반한 회사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간 선박과 선원을 공격한 사태를 두고 이런 주장이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정당성을 인정받을지 미지수다. 

후티는 미국, 이스라엘에 무력으로 저항해 중동 내 반미세력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데 주력하는 극단주의 세력으로 평가된다. 



이는 향후 중동 정세에 따라 홍해를 지나는 상선에 대한 공격이 자의적으로 계속 자행될 수 있다는 관측으로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 

해상 보안업체 EOS리스크그룹의 마틴 켈리 최고고문은 "이번 공격은 후티 반군의 공격 의도에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후티가 자폭 드론과 미사일을 사용해 상선을 침몰시키려고 작심했다는 점에 경악하고 있다. 

홍해는 서유럽과 동아시아를 잇는 항로로 물동량이 많아 '글로벌 무역동맥'으로 불린다. 

서유럽에서 동아시아에 가려면 지중해와 수에즈운하를 거쳐 홍해를 통과해서 인도양과 서태평양을 지나는 것이 가장 빠른 뱃길이다.

해운업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2023년 10월 발발한 이후 홍해의 안전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후티가 팔레스타인 지지를 이유로 들어 그해 말부터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무분별하게 공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선들이 서유럽에서 대서양을 거쳐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 동아시아로 가는 항로로 우회하면서 홍해를 지나는 선박은 60% 가까이 줄었다. 

홍해 상선이 다시 공격받은 날 이스라엘은 자국에 대한 후티의 공습을 이유로 들어 예멘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이는 지난 달 이란과 12일간 무력 충돌 끝에 휴전한 이후 이란의 역내 대리 세력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홍해는 다시 살얼음판으로 바뀌고 있다. 

국제일보 기자 kjib@kookj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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