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지나간 자리들
이름 모를 새소리가 아침을 알리고
뜰 수 없는 눈을 비비며
낡은 책상에 앉고
먼지 쌓인 전등을 키며
다시 눈을 뜸에 신께 감사하고
기도를 하고
몇년간 봄을 느끼지 못한 것을
회상하며
가슴이 아려오는 것을
이제 받아들이고
모든 음악과 꽃내음들을
아련한 실루엣에 뿌리며
걷는 거리마다 봄의 향연을 귀울여 듣고
분홍잎들의 손짓을 막지 않고
두손 모아
흩어진 벚꽃들을 내 발 앞에 뉘이며
김별 | 시인ㆍ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