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르,마들렌’
난 지훈, 김이라고 하오.
1945년생이지요. 당신의 편지는 기쁘게 잘 받았소.
난, 50년전쯤 프랑스 파리국립음악원에서 피아노를 공부하던 시기가 있었소.
그곳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있던 내 아내도 만났지요.
나의 파리의 생활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였다오.
내 아내를 만났고, 결혼을 했고, 아이들을 낳았고, 무엇보다도 피아노와 언제나 함께였었기
때문이라오. 할 일 없는 인생의 끝에서 당신과 이렇게 글로 친구를 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오.
마들렌, 당신은 어떤 피아노 음악을 좋아하오?
Ji Hoon, Seoul, Korea
‘봉주르, 지훈!’
오늘은 날씨가 매우 화창하답니다. 햇살이 내리니 마음이 따뜻해지는 날씨입니다.
당신의 그곳은 어떤가요? 내 기분을 당신에게 전하고 싶네요.
저번 편지에서 어떤 피아노 음악을 좋아하냐고 물었었죠?
전 Franz Liszt의 Consolation, No.3을 좋아한답니다.
제목처럼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음의 평안과 위안을 얻습니다.
당신도 하루 하루 평안과 위안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피아노 음악은 어떤것인가요?
Madelein, Paris, France
‘친애하는 마들렌’
여기는 오늘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리니 떠난 아내가 생각나는군요.
세월은 이만큼 흘러도 사랑하는 이를 잃은 아픔은 끝나지 않는거같소.
당신 부탁데로 리스트의 위안을 듣고 있소.
그래도 오늘은 리스트의 위안이 내게 다가오지 않는군요.
마들렌, 난 Claude Achille Debussy의 Claire de lune (드뷔시의 달빛)이란
피아노 음악을 좋아하오.
오늘 그 곡의 달이 되어 있는거 같소.
당신도 부디 편안한 날 되길 바라오.
Ji Hoon, Seoul, Korea
‘봉주르, 지훈!’
오늘 파리는 비가 오네요. 당신 편지에도 비가 온다고 했었죠.
리스트의 위안이 위로가 되지 않는다고 했던 당신의 편지,
드뷔시의 달빛을 좋아하고 그 달이 되고 싶다는 당신,
당신의 긴 이야기를 듣고 싶네요.
Madelein, Paris, France
김별 | 글 쓰는 연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