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고철(古鐵) 구매 가격 담합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900억여원을 부과받은 현대제철이 취소 소송을 내 일부 이겼다.
법원은 담합행위가 있었으나 공정위가 과징금 액수를 잘못 산정했다고 판단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현대제철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을 최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내린 시정명령은 유지하면서도 과징금 부과명령은 취소했다.
공정위는 2021년 1월 현대제철을 비롯한 제강사 7곳이 2010∼2018년 철근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구매가격을 담합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총 3천억8천300만원을 부과했다.
담합은 공장 소재지에 따라 영남권과 경인권에서 이뤄졌으며, 영남권에선 7개 제강사가 2010년 6월∼2016년 4월 고철 구매팀장 모임을 120회 열고 구매 기준가격을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제철은 담합을 주도한 업체로 지목돼 제강사 중 가장 많은 909억5천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현대제철은 2021년 2월 취소 소송을 내며 "구매팀장 모임에서 고철 기준가격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공정위가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매출액을 계산할 때 일부 항목을 중첩하는 등 오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제강사 직원들 진술과 내부 문건 등을 토대로 "현대제철을 포함한 영남권, 경인권 사업자들은 구매팀장 모임을 통해 고철 기준가격의 변동 폭과 조정 시기에 관해 명시적으로 합의하거나, 구매팀 실무자들이 빈번하게 교류해 중요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공동행위에 합의했다"며 담합 행위를 인정했다.
다만 구체적인 과징금 액수가 잘못됐다며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2020년 12월 20일 현대제철에 매출액 관련 자료를 이튿날인 21일까지 제출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은 자료를 내면서 "현재 단계에선 매입액의 구체적인 분류가 어려워 일부 항목이 중첩됐다"고 알렸고, 이듬해 1월 정정한 매입액 자료를 냈다.
하지만 공정위는 정정 전 매입액 자료를 토대로 매출액과 과징금을 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과징금 납부 명령에는 과징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오인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