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칼자루 든' 공관위發 대혼돈…오세훈은 삼고초려에 화답(종합)

  • 등록 2026.03.17 17:47:27
크게보기

'중진 컷오프설' 대구 반발·'1호 컷오프' 김영환 법적 대응 예고
부산은 컷오프 없이 경선으로…당 파열음에 이정현 '혁신공천' 시험대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 시·도지사 공천에서 영남 현역 단체장·현역 중진 의원들을 겨냥해 칼자루를 뽑아 들면서 내홍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특히 공관위가 보수의 '텃밭' 대구에서 현역 중진 의원 전원을 컷오프(공천배제) 하려는 방침이 알려지자 해당 지역 의원들이 반발하고 지도부에서도 우려 내지 반대 입장이 감지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서울의 경우는 당의 혁신을 위한 가시적 조치를 요구하며 두 차례 후보 등록을 미뤄온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이정현 공관위'의 삼고초려에 화답해 공천 신청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지도부와 공관위가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민에 대한 책임감과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한다"고 밝혔다.

장동혁 지도부에 혁신 선대위 조기 출범과 인적 쇄신 등을 요구해온 그는 "안타깝게도 장 대표와 지도부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변화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면서 "장동혁 지도부가 혁신 의지를 포기한 채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면, 서울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하겠다"며 서울을 혁신의 출발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 진행된 추가 공천 접수에는 송언석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아온 초선 박수민 의원(서울 강남을)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공관위 논의 결과에 따라 기존에 거론돼 온 오 시장 단수 공천 대신 경선이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에 "매우 반갑고 환영할 결단이다. 서울의 미래를 책임질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오 시장의 고민과 책임감이 담긴 선택으로 받아들인다"며 "이제 서울도 준비됐다. 큰 정치로 시민께 희망을 드리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오는 20일 서울시장 공천 추가 접수자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최보윤 수석대변인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의 후보 등록을 환영한다"며 "오 시장이 앞으로의 경선에 임하며 선거 승리를 위해 같이 도와달라"고 했다.

서울과 더불어 추가 공모가 진행된 충북에선 이날 오후 4시까지 새 지원자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전날 '현직 1호'로 컷오프(공천배제) 된 충북은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윤희근 전 경찰청장, 조길형 전 충주시장 등이 공천 신청을 냈다.

이들에 더해 공관위가 추가 공모에 나선 데에는 경선 참여폭을 늘리겠다는 뜻이 담겼다. 정치권에서는 4선 중진 이종배 의원, '김영환 충북도'에서 최근까지 정무부지사를 지낸 김수민 전 의원 등에게 문을 열어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 시장의 공천 등록으로 서울에서 급한 불은 껐지만, 공천을 둘러싼 내홍은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공관위의 '현역 컷오프' 방침으로 여기저기서 반발이 터져 나오면서다.


특히 대구시장 공천을 두고 주호영(6선)·윤재옥(4선)·추경호(3선) 등 중진 의원 전원이 컷오프 대상에 오르면서 당사자들과 이 지역 의원들도 반발 기류가 점차 커지고 있다.

대구시장에 출마한 초선 유영하 의원은 채널A 유튜브에 출연, "이정현 위원장이 심장이 멈췄을 때 전기충격기를 써야 한다고 말하는데 만약 전압이 너무 높으면 전기 충격을 가해서 감전사로 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도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중진 컷오프는 민주당에 대구시장을 상납하는 것이다. 컷오프는 승복 못 한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 위원장은 연합뉴스에 "대구는 아직 논의나 의결 전이어서 하루 이틀 사이에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라며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부산의 경우, 현직인 박 시장과 초선 주진우 의원 간 경선을 치르기로 하면서 상황이 정리됐다. 한때 박 시장 컷오프 방안이 공관위에서 논의됐다가 내부 반대에 부딪혀 전날 공관위 회의가 파행하는 등 진통을 겪은 끝에 내려진 결정이다.

충북은 여전히 혼돈 속이다. 컷오프된 김영환 지사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를 예고하면서 무소속 출마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김 지사는 이날 오전 경찰이 금품 수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전격 신청한 것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방선거를 불과 70여일 앞두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역대 최악인 상황에서 시도지사 공천 문제로 파열음이 커지자 당내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당내 반발에도 주변에 "나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다", "당에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관위에서 시·도지사 공천을 의결하더라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결정에 대해서는 재의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말도 벌써 흘러나온다.

다만 한 지도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당 대표가 모셔 온 공관위원장과 지도부가 수면 위에서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야말로 선거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그런 단계까지 가기 전에 정치적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일보 기자 kjib@kookjeilbo.com
<저작권자 ⓒ 국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PC버전으로 보기

법인명 : 주식회사 국제일보 | 제호 : 국제일보 | 등록번호 : 경기도 아54760 | 등록일 : 2008년 6월 2일 | 발행인ㆍ편집인ㆍ대표이사 회장 : 최동하 본사 :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로364번길 28-12, 401호 (약대동, 광성홈아트빌) | 대표전화 : 032-676-3111 | 발행일 : 2008년 8월 1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동하 국제일보의 모든 컨텐츠(기사ㆍ사진)는 저작권법 보호에 따라 무단전재ㆍ복사ㆍ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