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 등록 2010.12.07 11: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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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김병연(金棅淵)
                                                                                시인·수필가


  남을 이기는 자가 아니라 자신을 이기는 자, 남을 짓밟거나 무릎 꿇게 하는 자가 아니라 쓰러진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자,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해주며 희망과 용기를 주는 자가 진정한 승자이다.


  맹수는 절대 다른 동물에게 상처를 보이지 않는다. 상처를 보이면 적의 표적이 되어 생명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상을 당하면 아무도 없는 숲 속으로 홀로 들어가 곪아가는 상처를 자신의 혀로 핥아내며 스스로 치료한다. 맹수는 고독하지만 그 고독 속에서 더욱 강해진다.


  칠흑처럼 어둡고 답답한 고독을 극복하려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진정한 승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쉬운 길이 아닌 어려운 길을 택해야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산을 오르는 사람이 구슬땀을 흘리며 산을 오르는 등산가의 희열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욕망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남을 짓밟고 개선가를 부르는 잔혹한 승자가 되기보다는 평화의 밭을 가꾸는 이름 없는 종이 되어라. 거기는 빛나는 훈장과 박수갈채는 없겠지만 진정한 사랑과 삶의 가치가 있다. 역겨운 피비린내가 아닌 고귀한 땀의 향기가 풍겨날 것이다.


  아름다운 꿈과 선한 목표를 가지고 삶을 살아가라. 아름다운 꿈과 선한 목표를 가질 때만이 바른 수단과 방법이 나온다. 수단과 방법이 바르지 못하면 남을 다치게 하고 결국은 자신마저 파멸시키는 비극적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시련과 절망이 앞을 가로막을 때 나약한 자는 스스로 좌절하고 운명에 무릎 꿇지만, 용기 있는 자는 운명을 단호히 거부한다. 온갖 시련과 싸우며 킬리만자로의 정상을 향한 표범처럼.

국제일보 기자 kookje@kookjl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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