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셔틀외교·한미일 공조' 바퀴로 한일 관계개선 속도

  • 등록 2025.06.18 10:31:22
크게보기

"한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통상 등 국익 위한 협력 부각
실용외교 기조로 한일 정상외교 첫단추…과거사 '뇌관' 대응도 주목
트럼프 회담 불발에 한미 정상외교는 과제로…내주 나토서 만날지 주목



(캐내내스키스[캐나다]=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일 정상외교의 첫 단추를 끼웠다.

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캐내내스키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30분 동안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내걸고 나선 국제 정상외교 데뷔 무대에서 취임 14일 만에 가깝고도 먼 이웃'인 일본 정상과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

한일 정상의 첫 대좌는 훈훈하게 이뤄졌다. 

양 정상은 회담에서 전략적 환경 속에서 한일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보다 견고하고 성숙한 한일 관계의 기반을 조성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자신의 실용 외교 원칙에 따라 적극적인 관계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대통령은 한일관계를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집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규정하고, "국제통상환경이나 국제 관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서 가까운 관계, 또 보완적 관계에 있는 한국과 일본이 많은 부분에서 협력하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캐나다로 출국하던 당일인 16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행사에 보낸 영상 축사에서도 같은 기조의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격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양국은 함께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중요한 파트너"라며 "한일관계에 안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발전이 이뤄지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도 이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를 화제로 올리며 "정말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메시지를 주셨다고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셔틀 외교 재개 의지도 드러내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지난 9일 첫 통화에서 성숙한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 공감한 지 8일 만의 이날 만남에서 셔틀 외교 복원을 위한 당국 간 논의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과거사 문제는 꺼내지 않았다. 관계 개선에 대한 적극적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대신 "작은 차이들, 의견의 차이들이 있지만 그런 차이를 넘어서서 여러 면에서 서로 협력하고 서로에게 도움 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상 갈등과 전쟁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 지정학적인 이웃 국가끼리 반목하는 것보다는 협력·공조를 통해 국익을 우선시하는 데 무게를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대일관계에 대해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원칙적 대응을 하고,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한다는 '투트랙' 기조를 강조해왔다. 

다만 앞으로 일제강점기 징용 피해자 대상 '제삼자 변제' 등의 과거사 문제는 잠복한 뇌관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들 문제가 눈앞의 현안으로 떠오르게 되면 이 대통령의 실용적 한일 외교 노선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아울러 양 정상이 한미일 공조를 거듭 확인 한 점도 눈에 띈다. 

첫 정상 통화에서 '한미일 협력의 틀'을 강조한 데 이어 이날은 한미일 공조의 지속 유지·발전'을 약속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외교 기조의 양대 축으로 제시한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한미동맹의 또다른 '키'로서 한미일 협력 강화 구상이기도 하다.

적극적 관계 개선과 한미일 공조 부각 메시지를 통해, 이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전임 정부를 향해 '일본에 지나치게 복종하는 태도'라며 비판적 시각을 보여온 데 따라 미국 조야 일각에서 제기됐던 한미일 공조 실행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어느 정도 해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따라 나온다.

한편으로 이번 이 대통령의 국제 정상외교 데뷔전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한미 정상 간의 만남은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

이날 예정됐던 첫 한미 정상회담은 전날 중동 무력 충돌 사안에 따른 트럼프 대통령의 급거 귀국으로 무산되면서,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 회담을 '가장 근접한 계기'에 재추진하기로 했다.

한미 양국의 최대 현안인 통상 협상 시한이 다음 달 8일로 바짝 다가왔고, 주한미군 재배치와 방위비 문제 등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이 언제 성사될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정상이 마주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계기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는 내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24∼25일·네덜란드 헤이그)가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

만약 이 기회를 건너뛴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초청을 받은 상태인 이 대통령이 방미하는 경우가 양 정상의 첫 대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급박하게 돌아가는 중동 정세 등을 고려해 방미 시기를 조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일보 기자 kjib@kookjeilbo.com
<저작권자 ⓒ 국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서울본사 : (01689) 서울특별시 노원구 노해로75길 14-19, 403호(상계동, 명성빌딩) | 대표전화 : 02-333-311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동하 본사 : (21399) 인천광역시 부평구 충선로 9, 203호 (부평동, 이레빌딩) | 법인명 : 주식회사 국제일보 | 대표전화 : 032-502-3111 제호 : 국제일보 | 등록번호 : 인천 아01700 | 등록일 : 2008년 6월 2일 | 발행일 : 2008년 8월 1일 | 발행인ㆍ편집인ㆍ대표이사 회장 : 최동하 국제일보의 모든 컨텐츠(기사ㆍ사진)는 저작권법 보호에 따라 무단전재ㆍ복사ㆍ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