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 보수 회귀냐 野와 협조냐…총재선거 내달 초순 가닥

  • 등록 2025.09.08 10: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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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시바' 선출 작업 본격화…시간 걸려도 당원 참가 방식 택할 듯
"다카이치, '비자금' 아베파 지지 양날의 검…고이즈미, 당원 인기서 밀릴 수도"



(도쿄=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취임 11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사임 의사를 표명하면서 일본 정치권 시선은 이제 '포스트 이시바'에 쏠리게 됐다.

집권 자민당은 당 총재인 이시바 총리 후임자를 뽑는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보통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되며 현재 제1당은 자민당이다. 따라서 자민당 총재 교체는 총리 교체를 의미한다.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언론은 자민당이 작년 9월 총재 선거와 같은 방식으로 선거를 치른다면 차기 총재는 10월 초순 선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8일 보도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기본 방식은 국회의원이 각각 1표를 행사하고,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투표를 국회의원 합계 표수로 환산해 더하는 것이다.

현재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은 295명이므로, 당원·당우 표는 295표로 환산된다.

총재가 임기 중 사임하는 등 긴급한 상황에서는 간이 방식으로 새 총재를 뽑을 수 있다.

간이 방식은 국회의원 투표는 그대로 진행하고, 당원·당우 투표는 광역지자체 지부 대표 투표로 대체한다. 이 경우 광역지자체 표 비중이 작아져 국회의원 의중이 상대적으로 중요해진다.

선거전 기간은 전국에서 연설회를 하는 기본 방식이 아무래도 더 길다.

이와 관련해 모리야마 히로시 자민당 간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가능하면 당원이 직접 참가할 수 있는 형태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본 방식으로 차기 총재를 선출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닛케이는 자민당이 기본 방식 총재 선거를 택한다면 투표 시기는 일러야 10월 초순이 된다며 "국회에서 새 총리를 선출하기까지 1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은 모두 여소야대 구도여서 야당이 단합하면 새 자민당 총재가 총리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일본 주요 언론은 이번 선거가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중심으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까지를 주요 후보로 보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자민당이 '보수 회귀'와 '야당과 협조' 중 어느 쪽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새 총재가 결정될 것이라고 해설했다.

당내 온건파였던 이시바 총리 체제에서 우익 야당 참정당 등으로 이탈했던 보수 지지층을 되찾아야 한다고 판단하면 보수 회귀 노선을, 소수 여당 체제에서 안정적 국정 운영을 우선시한다면 야당과 협조 노선을 택해야 한다.

만일 자민당이 '여자 아베'로 불릴 만큼 보수색을 전면에 내세운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을 새 총재로 선출하면 보수색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마이니치신문은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에 대한 당내 보수층 지지가 '양날의 검'이라면서 옛 아베파가 '비자금 스캔들' 문제에서 아직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등 일부 야당은 자민당의 보수색이 강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고, 연립 여당인 공명당도 보수 중도 노선을 표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자민당 의원과 당원들이 야당과 협조하는 쪽으로 기운다면 제2야당 일본유신회와 관계가 원만하고 개혁 이미지가 있는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새 총재로 뽑힐 가능성이 크다.

작년 총재 선거에서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을 지지했던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도 일본유신회 측과 깊이 교류해 온 터라 여당이 추진하는 법안, 예산안을 원활히 통과시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마이니치는 당원 인기 측면에서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고이즈미 농림수산상보다 우위에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당원·당우로부터 109표를 얻어 1위에 올랐으나,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61표를 획득해 3위에 그쳤다.

요미우리신문은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 초점은 여소야대 구도 속 자민당·공명당 정권 유지 여부와 중의원 해산 여부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새 자민당 총재 임기는 이시바 총리의 총재 잔여 임기인 2027년 9월까지다. 신임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을 경우 이때까지 예정된 중의원·참의원 선거는 없다.

국제일보 기자 kjib@kookj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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