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연합뉴스](http://www.kookjeilbo.com/data/photos/20251043/art_17612032793136_aaad54.jpg)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미국이 22일(현지시간) 마약 운반선으로 추정되는 선박 두 척을 추가로 격침했다고 밝혔다. 이번엔 카리브해가 아닌 태평양에서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잇따라 글을 올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동태평양에서 마약 밀매 선박 2척에 물리적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전날 공격으로 '마약 테러리스트' 2명이 숨진 데 이어, 이날 공격으로 3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 선박 모두 불법 마약 밀수에 연루됐으며, 공습 당시 국제 해역의 알려진 밀수 경로를 따라 마약을 운반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공습이 공해상에서 이뤄졌다는 점 외에 정확한 위치나 선박에 관한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
헤그세스 장관은 선박을 격침하는 짧은 동영상을 함께 올렸다. 영상에는 소형 선박이 바다에서 전진하다 갑자기 폭발한 뒤 화염에 휩싸이는 모습이 담겼다.
이번 공격은 미군이 중남미 국가의 선박을 마약 운반선으로 규정하며 격침한 8번째, 9번째 사례로,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37명으로 집계됐다.
그간 미군이 선박을 격침한 수역은 모두 카리브해로, 태평양에서 작전을 수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과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페트로 대통령을 '불법 마약 지도자'라 부르며 그가 콜롬비아 전역에서 마약 생산을 장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선박 공격으로 잔혹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콜롬비아와 인접국 에콰도르는 모두 태평양 해안선을 넓게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콜롬비아와 에콰도르에서 출발한 코카인이 태평양을 거쳐 북미로 향한다고 보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는 동태평양에서 '퍼시픽 바이퍼'(Pacific Viper)라 불리는 해안경비대 작전으로 8월 초부터 코카인 4만5천㎏ 이상을 압수했다고 지난주 밝힌 바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공격에서 그동안 마약 단속 관계자들이 말해왔던 점이 다시 한번 부각된다고 전했다.
콜롬비아산 코카인 일부는 카리브해를 거쳐 미국으로 가기 전 베네수엘라로 가기도 하지만, 밀매업자들은 일반적으로 인구 밀도가 낮은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하구 및 해안 지역을 마약 밀매 장소로 선호한다는 것이다.
콜롬비아 해군 산하 연구팀은 최근 보고서에서 태평양이 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에서 생산된 코카인의 주요 유출 경로가 됐으며, 마약 압수량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에콰도르를 출발한 이후 압수된 코카인의 양은 2020년 33t(톤)에서 2024년 158t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또 이 코카인은 미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호주를 거쳐 유럽으로도 흘러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