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한미 관세협상에 "국내 금융시장 영향 신중히 검토"(종합)

  • 등록 2025.10.24 17: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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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매체와 서면 인터뷰…'인위적 시한'에 조심스런 접근
"한미 산업협력, 국내 공동화 초래 안 돼"…대미투자 '합리성' 강조"
한미,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중국과 경쟁하며 협력요인 확대"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한국 금융시장에 미칠 잠재적인 영향력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상호 간의 이익을 극대화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 타임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 경주에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면서도 "인위적인 마감 시한을 정해두는 것"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전했다.

전날 공개된 미국 방송 CNN과의 인터뷰에서 "(양국의 입장을)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언급한 데 이어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한미 산업 협력 확대가 양국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우리 국내 산업 공동화를 초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미 간에 3천500억 달러 규모 투자 패키지의 구체적 내용을 둘러싼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대미 투자가 '상업적 합리성'에 기초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중 갈등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경쟁과 협력 요인을 복합적으로 이해하면서 철저하게 '국익'에 기반을 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첨단기술 발전으로 한중 경제의 경쟁적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면서도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새로운 협력의 공간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한국에서 벌어지는 반중(反中) 시위에 대해 "이웃 국가 간의 불신을 초래할 뿐"이라며 거듭 자제를 촉구했다.

동시에 한반도가 강대국 간 대립의 최전선이 돼서는 안 된다며 "한미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중국과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국은 "동북아 역내 긴장을 완화하고 공동 번영을 촉진하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도 드러냈다고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전했다.

이번 서면 인터뷰는 한국과 싱가포르 외교관계 수립 50주년을 맞아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동아시아의 기적'을 함께 이뤄낸 한국과 싱가포르가 변화하는 세계 질서를 현명하게 헤쳐가며 21세기 진정한 리더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양국이 한류를 매개로 문화·경제·외교적 상호 이익을 증진하는 새로운 문화운동인 '아세안 웨이브'를 함께 실현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K-컬처와 관련한 질의응답 과정에서 최근 제주도가 배경인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감명 깊게 봤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드라마에 '폭싹 빠져서' 엄청 많이 울었다. 주인공 '애순'을 보며 제 여동생 생각이 났다"며 "여동생은 환경미화원을 하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애칭이 '애자'였다"고 말했다. 2014년 작고한 동생 이재옥 씨를 지칭한 것이다.

국제일보 기자 kjib@kookj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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