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미 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장기화가 유동성 경색 우려를 키우면서 미국은 물론,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6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85% 내린 4,004.42로 거래를 마쳤다. 장 중 한때 6%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이날도 코스피는 비록 상승 출발했다가 보합권으로 내려가 4,000선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증권가는 그간 인공지능(AI) 열풍에 뉴욕 증시에서 크게 올랐던 대형 기술주의 주가가 4일(이하 현지시간) 'AI 버블' 우려 재점화로 하락한 점을 들었다.
이와 함께 셧다운 장기화도 한 요인으로 꼽고 있다.
미국에서는 의회가 예산안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정부 기능이 일시 중단되는 셧다운 사태가 전날까지 36일째 진행되고 있다. 역대 최장기간이다.
셧다운이 길어지면서 미국 재무부의 일반 계정(TGA) 잔고가 급증하자 시중 유동성 경색 우려가 커지고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달 들어 외국인 자금은 국내 증시에서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매일 순매도를 기록하며 전날까지 5조930억원 팔아치웠다, 6일 오전 현재도 매도 우위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030210] 연구원은 "셧다운 이전 대비 TGA 잔액은 2천억 달러 증가해 총 1조 달러에 도달했다"면서 "정부가 일부 지출과 공공 급여 지급을 중단하며 유출은 없는 반면 국채 발행, 세금, 관세 등 유입은 지속돼 왜곡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는 "시중 유동성이 흡수돼 은행 준비금 감소 및 단기 자금 시장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며 "셧다운 해소 시 반대로 유동성이 공급되며 위험 자산의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셧다운 해소 이슈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하향 안정, 환율 하향 안정 등이 확인될 필요 있겠으나, 외부 변수에 기인한 과도한 우려보다는 펀더멘털에 근거한 분할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언했다.
박혜란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주식 시장은 그동안 미·중 무역 분쟁, 빅테크 실적 등 핵심 이벤트들을 소화하기에 바빴다"며 "그 사이 미국 증시 밸류에이션은 더욱 부담스러워졌고 실적은 전반적으로 좋았지만 고평가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큰 이벤트들이 지나니 금리 인하 기대 약화, 셧다운 장기화 등 가려졌던 우려들이 시장을 동시에 누르고 있다"며 "당분간 시장이 상승하고자 하는 힘보다 과열을 해소하고자 하는 힘이 더 우위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단기 자금 시장 경색 현상은 연방 정부 폐쇄 사태가 해결된다면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셧다운 사태 해결 시 중단되었던 연방 정부 지출이 단기적으로 급증할 것이고 이는 TGA 잔고 감소로 나타나면서 시중 단기 유동성 해소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