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청년들, 눈높이를 낮춰야 / 김병연

  • 등록 2012.09.18 07:29:59
크게보기

요즘 젊은이들에게 인생은 너무나 힘겹다. 경쟁을 넘어 전쟁 수준인 치열한 대학입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합격통지서를 받았다고 모든 게 끝나는 것이 아니다. 입시 경쟁을 견뎌낼 수 있게 한 캠퍼스의 낭만은 합격통지서와 함께 날아오는 등록금고지서를 받아드는 순간 사라지고 만다. 입학과 동시에 엄청난 대학 등록금에 무거운 마음의 짐을 지게 되는 것은 물론 살인적인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와 이를 위한 휴학, 복학, 대출이라는 굴레를 짊어지게 된다.




일부 소수의 잘사는 부모 밑에서 자란 젊은이들이야 밥 먹듯 여행 삼아 해외어학연수와 고급 외제차로 한껏 사치스러운 젊음을 누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경제난과 취업 준비로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야 한다.




장기적인 취업난은 젊은이들을 더욱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 취업난으로 인해 등록금 상환을 감당하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가 하면 극심한 스트레스와 상대적 빈곤으로 인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실업이라는 사회적 문제가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갈수록 더욱 심화되면서 청년들의 실업문제 또한 심각성이 국가적 존망을 좌우할 정도로 문제시 되고 있다.




청년실업의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니다.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 위기는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얼마 전 신문기사에서 보듯이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청년 실업률은 50%를 넘었으니 사회 붕괴의 수준에 도달했다.




청년실업이란 우리나라의 경우 남성의 의무 군복무제에 따라 타 국가에 비해 경제활동이 늦는 관계로 15~29세 사이의 실업자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이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낮다고 하지만 취업 포기자 등의 요소들을 감안한다면 결코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그러면 청년실업의 발생 원인은 무엇일까. 일단 세계적인 경제침체라는 원인을 제쳐두고 생각해 본다면 체계적인 직업교육의 부재와 그릇된 직업관 형성,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한 낮은 고용 등을 들 수 있겠다.




우리나라의 경우 학교 교육에서 체계적인 직업교육이나 직업정보에 대한 습득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고 청년들의 3D 업종 기피와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등에 대한 요인들이 청년실업의 증가와 장기화를 유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청년실업의 장기화에 따른 문제는 국가의 지속성장을 위한 토대를 약화시키고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청년층 노동력의 수준을 위협하게 된다. 또 취업불안 심화에 따른 젊은 세대의 무기력으로 인한 사회병리현상이 발생하고 장기적으로 빈곤층이 확대돼 사회와의 단절로 인한 은둔형 범죄의 발생이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2011년 말 기준으로 세계 실업자 수는 1억9700만 명으로 세계 인구의 12.6%로 추정된다.




청년실업은 일반실업과 달리 미래 세대에게 기회와 희망을 박탈하고 이에 따라 국가경쟁력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들의 다양한 청년실업 대책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고 우리 사회와 교육시스템에 적합한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소위 SKY로 불리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나와도 9급 공무원이나 순경 수준의 취업을 못하는 사람이 즐비하다. 눈높이를 낮춰 외국인 노동자들이 하는 일이라도 하는 것이 노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다.




김병연 시인/수필가

국제일보 기자 kookje@kookjllbo.com
<저작권자 ⓒ 국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서울본사 : (01689) 서울특별시 노원구 노해로75길 14-19, 403호(상계동, 명성빌딩) | 대표전화 : 02-333-311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동하 본사 : (21399) 인천광역시 부평구 충선로 9, 203호 (부평동, 이레빌딩) | 법인명 : 주식회사 국제일보 | 대표전화 : 032-502-3111 제호 : 국제일보 | 등록번호 : 인천 아01700 | 등록일 : 2008년 6월 2일 | 발행일 : 2008년 8월 1일 | 발행인ㆍ편집인ㆍ대표이사 회장 : 최동하 국제일보의 모든 컨텐츠(기사ㆍ사진)는 저작권법 보호에 따라 무단전재ㆍ복사ㆍ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