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인도·파키스탄 수도서 하루 새 폭탄테러 2건…20명 사망

  • 등록 2025.11.12 11: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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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무력충돌·휴전 이후 긴장 재고조…전문가 "양국 충돌 가능성 높여"



(자카르타=연합뉴스)  이웃 국가이자 오랜 앙숙 관계인 인도와 파키스탄의 수도에서 하루 사이에 폭탄 테러가 잇따라 발생해 핵무기 보유국인 두 나라 사이에 긴장이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6시 52분께 인도 델리에 있는 유명 유적지 '레드포트' 인근에서 차량이 폭발해 8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인도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카슈미르 출신 의사 3명을 테러방지법에 따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영유권 분쟁 지역이다. 인도는 카슈미르 계곡과 잠무를 통치하고, 파키스탄은 카슈미르 서쪽을 실질적으로 지배한다.

경찰은 이 의사들이 파키스탄에 기반을 둔 이슬람 무장단체 자이시-에-무함마드(JeM) 등과 연관된 인물들이라고 밝혔다.

JeM은 2019년 인도령 카슈미르 풀와마 지역에서 자살 폭탄테러를 벌여 인도 경찰관 40여명을 숨지게 한 바 있다.

하루 뒤인 11일에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지방법원 정문 인근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12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쳤다. 

파키스탄 당국은 분리주의 무장단체 파키스탄탈레반(TTP)을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하면서 올해 들어 각각 무력 충돌을 한 인도와 아프가니스탄을 싸잡아 비난했다.

파키스탄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인도가 아프간 영토에서 파키스탄을 대상으로 한 테러 공격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의 전직 장군인 무함마드 사이드는 인도와 아프간을 언급하면서 "테러리스트들은 거대한 국가(인도)의 지원을 받고 있다"며 "또 다른 국가(아프간)가 그들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란디르 자이스왈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파키스탄 주장은) 근거 없고 터무니없다"며 "(파키스탄 지도부는) 명백하게 정신이 혼미한 상태"라고 비난했다.

그는 "파키스탄에서 군부가 권력을 장악하는 시도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민 관심을 돌리려고 인도를 향해 허위 주장을 꾸며내는 것은 예측할 수 있는 전술"이라고 맞섰다. 

수비르 신하 영국 런던대 남아시아연구소장은 최근 잇따른 사건들이 양국 사이에서 또 다른 충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파키스탄에 대한 예전의 군사 작전이 제한적 성공에 그쳤는데도 불구하고 대다수 인도인은 당시 작전을 압도적 성공으로 생각한다"며 "인도인 상당수는 또 다른 분쟁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과 인도는 지난 4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관광객 등 26명이 숨진 총기 테러가 발생하자 5월에는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는 충돌을 했고, 사흘 만에 극적으로 휴전했다. 

인도는 카슈미르 테러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했으나 파키스탄은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국제사회 승인 없이 핵무기를 보유한 양국은 이스라엘 등과 함께 '비공인 핵보유국'이나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불린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자료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핵탄두 170개를, 인도는 172개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또 지난달 9일 TTP 지도부를 겨냥해 아프간 수도 카불을 공습했고 아프간 탈레반군은 보복 공격을 했다. 양측 사이에 벌어진 무력 충돌로 군인과 민간인 등 70여명이 숨졌다.

양국은 임시 휴전을 한 뒤 튀르키예와 카타르의 중재로 휴전협정을 맺었으나 이후 평화 회담에서 최종 합의를 하지 못했다. 



국제일보 기자 kjib@kookj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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