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모 곧 카리브해 도착…對베네수 군사작전? 마약차단임무용?

  • 등록 2025.11.14 11: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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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미국 유입 막는 데 주력" vs "마두로 퇴임 않으면 내달쯤 군사행동"



(서울=연합뉴스)  미국과 베네수엘라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 최강 항공모함(항모)인 미 해군의 제럴드 포드 호와 소속 전단이 베네수엘라 인근으로 접근하면서 과연 미국이 대(對)베네수엘라 군사행동에 나설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14일 AP 통신에 따르면 그동안 지중해에서 작전 활동을 벌여온 포드 항모 전단은 현재 중남미와 카리브해의 일부 지역을 관장하는 미군 남부사령부 관할 수역으로 들어왔지만 아직 카리브해에는 배치되지 않았으며, 수일 내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 도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 항모 전단의 카리브해 투입은 중남미 지역에서 근래에 볼 수 없었던 미국의 군사력 시위로, 포드 항모전단에서 함재기가 이륙하거나 미사일이 발사돼 베네수엘라 내의 목표물을 타격하고, '독재정권'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할지에 대해선 관측이 엇갈린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엘리자베스 디킨슨 수석분석가는 포드 항모 전단의 카리브해 배치에 대해 "이것은 라틴아메리카에서 미국의 군사력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라면서 "미국이 실제로 군사력을 사용할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 모두가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약과의 전쟁'을 내세우고 있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포드 항모 전단의 배치를 일단 마약단속작전의 일환으로 규정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카리브해 지역의 미군 전력 증강에 이어 베네수엘라 해안 인근 상공에서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 B-1 무력시위, 중앙정보국(CIA)의 베네수엘라 내부 작전 승인, 마약 운반선 추정 선박에 대한 잇따른 공격 등으로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움직이는 군사기지'라고 불리는 대규모 군사 자산인 항모 전단을 다른 국가에 압력을 가하고 영향을 미치는 억지력의 도구로 주로 사용해 왔으며, 군사적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G-7(주요 7개국) 외교장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조직범죄 마약테러리스트를 소탕해 마약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그게 바로 그가 승인한 일이고, 군이 하는 일이며, 우리의 자산이 그곳에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포드 항모전단의 배치가 마약차단보다는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 교체에 더 중점을 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ICG의 디킨슨 분석가는 "항모(배치)의 효과 가운데 마약거래근절에 유용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베네수엘라에 압력을 가하는 데 훨씬 더 치중된 메시지"라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브라이언 클라크 분석가는 트럼프 행정부가 사용할 의도가 없었다면 포드급 항모를 배치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트럼프) 행정부는 특정 목표 달성을 위해 군사력을 사용하는 데 매우 적극적이며, 마두로가 내달쯤 사임하지 않는 한 그들(트럼프 행정부)은 실제로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마크 캔시언 수석고문은 베네수엘라가 러시아로부터 받은, 비교적 정교한 미사일방어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고 상기시키면서 "그들(베네수엘라)은 많은 시스템을 갖고 있고, 일부는 비교적 최신 시스템이며, 모두 이동식이라서 아마도 모든 시스템을 장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래서 일부 항공기를 잃을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베네수엘라 정부는 포드 항모 전단이 카리브해로 이동해 오자 최근 육해공군은 물론 예비군에 대한 대규모 동원령을 발령해 대응훈련을 실시하는 등 미군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국제일보 기자 kjib@kookj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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