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측에 고가의 그림을 건네며 공천을 청탁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첫 정식 재판이 20일 열렸다.
재판부는 앞으로 네 차례 더 공판을 열고 내달 중순 심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현복 부장판사)는 이날 김 전 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김 검사는 이우환 화백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1억4천만원에 구매한 뒤 2023년 2월께 김 여사의 오빠에게 전달하면서 지난해 치러진 4·10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 등을 받는다.
그는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컷오프)했지만 넉 달 만인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재판부는 "김 전 검사가 그림을 매수해서 제공한 게 맞는지, 아니면 수수 자체를 위한 구매대행만을 한 건지를 두고 특검 측과 김 전 검사 측 입장이 차이가 난다"고 양측의 입장을 정리했다.
또 "매수 제공 사실이 인정될 경우 특검 측이 특정한 명목성이 인정되는지 여부, 그림이 가짜일 경우 그 가액이 김영란법 위반 처벌 대상인 100만원을 초과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심리 대상 쟁점"이라고도 밝혔다.
법률상 쟁점에 대해서는 그림을 청탁 명목으로 제공했더라도 여당 공천 업무 또는 국정원 법률특보 임명이 대통령의 관례상 직무에 포함되는지 여부 등이 쟁점이 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앞선 공판준비기일에서 김 전 검사 측은 김 여사 오빠에게 그림을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미술품 매수를 중개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이 산정한 범죄액에 대해서도 김 검사 측은 그림이 위작이기 때문에 100만원 미만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앞으로 네 차례 더 공판을 열고 5회 공판이 열리는 12월 16일 심리를 종결하겠다고도 밝혔다.
재판부는 "12월 16일에 잔여 증거조사를 하고 피고인신문, 최후변론 등 종결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예정하겠다"고 고지했다.
재판부는 당초 이날 그림 구매를 중개한 사업가 강모씨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열기로 했으나, 강씨가 불출석해 오는 27일 열리는 2차 공판에 다시 부르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