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韓中관계 개선 드라이브…꽉막힌 대북통로에 中역할론

  • 등록 2026.01.07 17: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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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 中권력서열 1∼3위 연쇄 회동…'완전한 정상화' 토대 구축
"서로 도움되는 관계로" 공감대…中 '선택' 압박은 부담


(상하이=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중관계 개선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경주 정상회담에 이어 두 달여 만에 열린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은 '완전한 관계 정상화'를 위한 전환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이튿날엔 리창 국무원 총리·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을 만나며 중국 권력서열 1·2·3위 인사와 모두 회동했다.

특히 시 주석과는 두 달 만에 다시 대좌한 것으로, 이는 실질적인 관계복원 및 전략적 소통 강화에 대한 양측의 의지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 양국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중국 관련 언급 등으로 악화해온 양국관계를 전면적으로 복원할 동력을 마련했다.

미중 전략경쟁이 고조되고, 중일갈등 및 대만해협 긴장, 베네수엘라 사태 등 복합적 역내 정세 변화 속에 양국이 실용적 협력관계를 회복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했다는 점이 특히 주목된다.

양국이 이번 회담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중요하다는 공동 인식을 토대로 호혜적 관계를 만들어갈 초석을 놓았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도 '민생'과 '경제'를 연결 고리 삼아 한중관계를 호혜적 구조로 다시 설계하겠다는 실용주의적 외교 기조를 재확인했다.

그 결과 양국은 이번 회담 계기 1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민생·경제 분야 협력을 한 층 강화하기로 했다. 작년 11월 회담 계기 양해각서·계약서 7건을 체결한 점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두배로 늘었다.


이 대통령은 7일 중국 상하이에서 가진 동행 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한중관계는 정말 서로에게 필요한 관계"라며 "앞으로는 서로 도움 되는 관계로 바꾸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양국의 오랜 갈등 사안인 한한령이나 서해 구조물에 대해서도 당장 해법을 말하기는 이르지만 일부 진전의 '조짐'은 감지된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한한령에 대해 "점진적·단계적으로 질서 있게 잘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고, 서해 구조물에 대해선 일단 중국 측이 관리 시설은 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이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요청한 부분이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현재 북한과 대화 통로가 완전히 막힌 답답한 현실을 거론하며 "소통 자체가 안 되니 중국이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강화되면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과거보다 축소되고는 있지만, 북중 간 전통적 관계와 경제적 의존성을 고려하면 북한의 대외정책 결정에 있어 중국의 목소리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한중이 앞으로 함께 모색해나갈 '창의적 방안'과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대화 통로가 막힌 남북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하지만 한중관계에는 여전히 도전적 요소도 적지 않다.

미중 첨단 전략기술 분야 충돌, 일본 총리의 대만문제 발언 등에 따른 지역 긴장이 지속되는 상황에 전략적 '균형'을 요구하는 중국의 압박이 앞으로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실제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으며 한국에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고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만약 휘발성이 강한 이슈를 두고 한중의 의견이 충돌한다면 관계개선 흐름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과 도출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 국빈 방문이었음에도 공동성명이 나오지 않았고, 한반도 비핵화 등 주요 의제를 둘러싸고 양국이 온도차를 보인 점도 여전한 과제로 남았다.


국제일보 기자 kjib@kookj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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