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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서봉총 금관부터 백자 연적까지…美 시카고서 만나는 한국 문화

시카고박물관 내 한국실 '독립'…도자·회화 등 61건 소개


(서울=연합뉴스) 신라의 황금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 유물인 경주 서봉총(瑞鳳塚) 출토 금관과 금 허리띠가 미국 시카고에서 소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시카고박물관(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 한국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전용 전시 공간을 새로 꾸몄다고 8일 밝혔다. 

시카고박물관은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보스턴박물관과 함께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문화시설로 1920년대부터 한국의 도자, 회화, 현대 미술품 등을 수집해왔다. 

그동안 고려청자 위주로 전시해오기는 했으나 독립된 전시실은 따로 없었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은 시카고박물관 측과 협의를 거쳐 105호 전시실을 한국실로 정하고 삼국시대부터 20세기까지 한국 문화 전반을 조명할 수 있도록 단장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시 공간으로 보면 27.5㎡에서 90.1㎡로 약 3배 확대된 셈"이라며 "2026년 9월까지 약 2년간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을 대여 전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단장한 한국실에서는 보물로 지정된 서봉총 금관·서봉총 출토 금제 허리띠를 비롯해 책가도 병풍, 분청사기, 백자 등 총 61건의 문화유산을 소개한다. 

서봉총 금관과 금 허리띠는 전시실 중앙에서 화려한 금빛을 뽐낸다. 

서봉총은 일제강점기였던 1926년 조선총독부박물관이 발굴한 신라 무덤으로, 당시 일본에 머물고 있던 스웨덴 황태자 구스타프 아돌프가 발굴에 참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높이 35㎝, 지름 18.2㎝의 금관은 넓은 관 테 위에 5개의 가지를 세운 형태다. 상하로 점선으로 물결 무늬를 찍은 뒤 나뭇잎 모양의 원판과 굽은옥으로 장식해 화려함이 돋보인다. 

박물관 측은 "신라 왕실의 위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용, 학, 복숭아, 만(卍) 무늬 등이 장식된 연적 안에 사찰 전각과 인물이 감춰져 있는 백자 연적, 선비의 책꽂이를 그대로 옮겨 그린 듯한 책가도(冊架圖) 등도 선보인다. 

보존 처리를 마치고 100년 만에 공개하는 시카고박물관의 불상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통 재료인 한지에서 영감을 받은 전광영 작가의 작품도 소개해 한국의 역사와 종교, 정치, 문화를 다각도로 비춘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더 많은 이들이 한국의 역사와 예술을 접하고, 양국 간의 문화 교류 또한 한층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봉총 금관과 금 허리띠 등 일부 유물은 내년 2월 3일까지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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