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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ㆍ투고

[칼럼] 간판시대 / 김병연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고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다. 이 두 속담은 요즘의 가치관과 맞아떨어진다. 보기에 좋아 떡을 집었는데 맛까지 좋으니 행운이고 칙칙한 옷 사이에서 때깔 좋은 옷을 골랐는데 같은 값이라니 이 또한 행운이다. 그러나 이런 일은 드물게 일어나는 요행이다. 겉을 치장하느라 안을 소홀히 해 품질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확률이 높고 안이 갖고 있는 약점을 숨기려고 밖을 요란하게 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유사하게 우리 사회의 가치척도는 인격이 사라지고 밖으로 드러난 자동차와 집과 옷과 미모 그리고 사회․경제적 위상으로 인격과 능력을 판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기에 좋으면 모든 게 좋을 것이란 막연한 믿음과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를 차지하려는 섣부른 경쟁 심리를 부추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보기 좋은 것에 기대어 내용을 소홀히 하거나 내용의 부실을 보기 좋은 것으로 은폐하기도 한다. 옛날 어른들은 이런 뜻으로 앞의 속담을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두 속담의 진의는 아마도 매사에 최선을 다해 마무리를 잘하라는 충고로, 좀 더 효용가치가 큰 것을 선택하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요즘의 외형중심주의는 간판이라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그만하면 간판이 됐다고 할 때의 간판은 학벌과 외모와 배경 등 외적 조건을 두루 망라한다. 자신의 노력으로 간판을 바꾸어 단 경우도 있겠지만 이미 확정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모가 그렇고 학벌이나 배경도 경제적 여건이나 선천적 요인 그리고 인맥 등에 의해 유지되고 개선된다. 또 그 각각의 조건들은 독립적으로 형성되지 않고 상호 얽혀있어서 전체를 확보하거나 하나도 확보하지 못하는 상반된 처지를 만든다. 이대로 간다면 자수성가나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은 머지않아 우리 사회에서 사라질 지도 모른다.


외형중심주의를 만드는 가장 상위의 조건이 경제력이다. 학벌과 외모와 배경 같은 간판을 만드는 것이 돈이며 필요할 경우 돈으로 그것을 살 수도 있다. 세간에는 자녀의 성적은 부모의 재력 순이라는 말도 있다. 사랑이나 행복과 같은 내면적인 것을 제외하고 돈으로 얻을 수 없는 외적 조건은 이제 아무 것도 없어 보인다. 건강과 생명연장도 경제력에 따라 좌우되는 세상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런 추세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데 있고 외적 조건이 내면을 압도하고 있다는 데 있다. 좀처럼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생명을 건 성형수술 열풍도 간판을 바꾸기 위한 몸부림이다.


간판의 위력이 강화된 사회는 결코 건강하지 않다. 간판의 본래 기능은 안의 것을 알리는 것이었다. 취급하는 내용이나 상품 따위를 알아볼 수 있게 하여 사람을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용도는 전체를 판단하는 절대적 기준이 되고 있다.


간판의 처음 방식은 무척이나 소박했다. 자신의 면모를 드러내는 방식도 예전에는 이러했을 것인데 지금은 자기 PR이 도를 넘는 경우도 있다. 개인용 간판인 명함에는 온갖 직함과 경력 등이 빼곡히 적혀 있어 정나미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겸손의 진면목을 조금씩 알아가는 즐거움을 누리기가 쉽지 않다.


점포의 간판도 마찬가지다. 자극적 색채와 불빛으로 빽빽하게 진을 친 점포들은 모두가 요란해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요즘 사람들의 격한 심성과 조급증에 일조를 한 책임이 간판에게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은 간판시대이지만,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외형보다 내면이고 겉을 보고 안까지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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