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9일 국내 증시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일반주주 권익 제고를 위한 상법 개정안이 재발의되는 등 '허니문 랠리'가 이어질 조건이 마련됐다.
다만, 두 달간의 상승세에 따른 피로가 상당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2차 고위급 무역 협상을 앞두고 경계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5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1.49% 올라 2,812.05를 기록,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만에 종가 2,810선을 넘어섰다.
외국인이 연이틀 일일 1조원 수준의 순매수세로 '바이 코리아'에 나서는 등 대선 이후 증시 상승폭이 더욱 커졌다.
상법 개정 재추진 등 새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및 내수 부양책에 힘입어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모습이었다.
원/달러 환율이 1,360원을 하회하는 등 환율 안정세가 이어지면서 수급 여건이 개선됐고, 하반기 기준금리 추가 인하 예상에 따른 재정 및 통화정책 기대감도 커졌다.
삼성전자가 3% 넘게 오르면서 장중 '6만전자' 턱밑까지 도달했고,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8% 넘게 급등했다.
지난주 말(6일) 뉴욕 증시는 예상보다 견조한 고용지표에 주목하며 상승 마감했다.
미국 5월 비농업 고용자수가 시장 예상치인 12만6천명보다 많은 13만9천명을 기록한 결과 시장에 안도감이 유입됐다.
전주 초 발표된 미 제조업·서비스업 업황 지표와 민간 고용 지표 등은 예상치를 밑돌며 업황 악화를 가리킨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지표에서는 시간당 임금도 상승세를 나타내며 경기 침체 우려가 상당히 완화했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S&P500지수, 나스닥지수가 각각 1.05%, 1.03%, 1.20%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갈등이 잠시 봉합된 듯한 모습에 전날 14.26% 급락한 테슬라 주가가 3.67% 반등했다.
엔비디아(1.24%), 애플(1.16%), 아마존(2.17%), 알파벳(3.01%), 메타(1.91%) 등 기술주 주가도 일제히 올랐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0.54% 상승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신정부 정책 기대감에 따른 '허니문 랠리'와 외국인 자금 복귀 흐름 속에 상방 압력이 계속될 수 있겠다.
지난주 여당은 1년의 유예 기간을 삭제하고 '3% 룰'(감사위원 선임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 3%로 제한)을 추가한 상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더욱 강한 정책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부담이 누적되고 있는 가운데 대외 여건은 마냥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영국 런던에서 미국과 중국의 2차 고위급 무역 협상이 열릴 예정이지만,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등에서 구체적 합의가 도출될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열린 1차 협상에서 양국은 상호관세 유예와 비관세 조치에 합의했으나, 이후 쌍방이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끊임없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재격돌할 경우 기술주에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고, 주중에는 미국 관세 상호관세 관련 미 항소법원의 판결도 예정돼 있다. 미국 5월 물가지표도 눈치보기 장세를 만들 수 있어 대비해야 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주에도 상법 개정 기대감이 만들어내는 상방 모멘텀은 여전하겠다"면서도 "관세 협상과 물가지표 등 미국발 이벤트가 주중 코스피의 2,900 돌파를 제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