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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단편소설

마들렌에게서 온 편지_제1화 / 김별

A Letter From Madelein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고단했던 먼 길을 돌고 돌아 한 줌의 재가 되어 내 눈 앞에 뿌려졌다. 


그날 저녁,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뒤로 한 채, 홀로 거실에서 세월의 무게를 버티고 있는 


낡은 피아노와 마주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준비할 틈도 주지 않고, 왈칵 쏟아졌다. 


세월의 무게만 지탱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찰나의 순간들이 이 방을 뒤덮으며, 추억의 환상들을 꺼집어 내고 있었다. 


죽을 고비를 넘기며 나를 낳는 엄마의 모습, 나를 사랑해 주는 모든 순간들, 


내 곁에서 사라져간 엄마의 그날. 그리고 지금.. 


10년만의 헤어짐이다.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으로서 겪어야 하는 모든 것들 중.,

 

가장 큰 고통의 순간에 또 다시 서 있다.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 할 수 있는 문제라, 고려해보겠다고 했다. 


세 번째 거절이다. 난, 요 몇 년 동안 고독사에 처한 사람들을 탐문하며,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도 도덕적으로 인정 되지 않는 안락사도 취재하고 있었다. 


쉽게 연구하며 내린 결정은 아니다. 아버지의 피아노의 앞에 다시 서 봤다. 


그리고 천천히 조용히 앉았다. 


아버지의 숨결,엄마와의 추억, 그리고 죽음..., 


마들렌이라고 쓰여 있는 편지.. 


김별  |  글 쓰는 연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