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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고향을 향하는 길목에서 / 최동하


고향은 언제나 우리의 가슴에 아늑함과 자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신을 지키는 수호신이며,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게 하는 영원한 마음의 안식처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수려한 산맥들이 달리고 옥류의 수맥이 달려온 경북 포항시 호미곶. 영일만의 정기 어린 봉우산(봉화산의 옛 이름)과 양달산 그리고 부늘계, 앞 구만, 홈날계, 까꾸리계의 정겨운 해변,  구만 들판을 누비고 순수한 체온의 인맥이 면면히 이어온 산하 이 얼마나 한적하고 평화로운 고장, 내 고향 호미곶 구만 2리의 모습인가?


들판에 타오르는 아지랑이, 해변에서 수평선으로 불어가는 해풍에 말끔히 세속의 잡념들을 실어 보낼 수 있어 좋고 나의 숨결과 연결되고 끝없는 맥이 이어지고 그 안에 부푼 희망이 때로는 고향의 속삭임이 고향의 그 골목은 외롭지도 지루하지도 않을 것이다.


조용히 태어나서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영원한땅 흐르는 세월과 소슬바람 속에 느끼던 인생의 무상함은 정녕 피할 수 없는 길이라도 언론인으로서 남긴 필적은 백 년이고 천년이고 도도히 흐르는 변함없는 물결 같으리니 지금 서 있는 길목에서 하루라도 쉴 새 없이 달려가고 싶은 내 고향 호미곶 구만 2리, 향리로 정하신 나의 입향조 선조로부터 9대를 대대손손 이어오면서 내 유년의 소중한 추억들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 그 맥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고향을 생각하노라면 문득 떠오르는 어머님이 들려주신 옛이야기 하나 마지막 선비의 지조를 지키시면서 고고하게 살아오시던 내 증조부(동촌어른)께서 손이 귀한 우리 가문에 종손인 내가 태어난데 이어 내 동생이 태어나자 귀한 손자를 둘씩이나 얻게 된 것을 감사히 여기시고 마을의 수호신인 호미곶 구만 2리 봉우산 입구의 당상 목에 잔치상 차려놓고 예를 올리신 후 잠시 체면도 잊어버리시고  봉우 산에서 불어오는 하늬바람에 도포자락 날리시면서 덩실덩실 춤을 추셨다던 모습을 떠올리노라면 어느새 내 눈가엔 뜨거운 이슬이 맺힌다.


최동하 국제일보 발행인


- 정보화마을 경북 포항 호미곶마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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