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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단편소설

형언 할 수 없는(Indescribable)_제2화 / 김별

Indescribable


햇빛이 구름에 가리워진 오후가 되었다.


우리는 방안에서 각자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다시 침대에 누운 그는, 기다리는 사람을 생각하며 잠든걸까.


그가 말한 그 남자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키 작고 마르고 하얗고 광대뼈가 튀어나오고 안경 쓰고,


아주 똑똑하고 유머있고 인기가 많은 남자.


40년 가까이 살아왔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사람은 떠오르지 않는다.


나는 일어나 책상 서랍을 열었다.


그의 낡은 수첩이 보였다.


5년전 딸이 선물해 준 수첩그 속엔 가족, 친구들, 친한 지인들, 거래처


동료들의 연락처가 빼곡이 담겨 있었다.


하나하나 손으로 가리키며 이름들을 되새겨봤다.


기억이 날 듯 하다 사라졌다.


각각의 이름들에서 지난 추억들이 짧게 뇌리를 스쳤다.


정민씨 이름이 보였다. 허정민.


모델만큼 키가 크고, 거므스름한 피부에 광대뼈가 있고, 서양적 외모를 가진


잘 생긴 그 사람.  웃을 때 매력을 모조리 내보이는 사람.


몇 년 전 오랜만에 연락했을 때, 그 사람과 내 얘기를 듣고 수화기 안으로 흐느껴


울던 그 사람.


정민씨는 아내를 3년 간 간병하고 있다고 했다.


혈관성치매세월이 야속하다고 했다.


매일 매일 고통스럽다고 했다.


우리가 결국 이렇게 되네요. 제수씨.


현준이한테 전해주세요. 몸은 멀리 있어도 마음은 그 젊은날의 마음처럼


가까이 있다고요.


잘 버티고 있으라고요제수씨도 굳건하게 잘 지내요.


우리가 또 다시 만날 날이 오겠죠.


그 후, 그에게선 더 이상 연락이 없었다.


사실 못보고 지낸지는 20년도 넘었다.


많이 늙었겠지.


세월이 야속하다고 했다. 정말 야속하다.


세월에 나이 든 얼굴을 보는 것도 야속한 일이건 만,


병에 걸려 모든 세월을 송두리째 원망하는 일로 삶을 버텨야 하는 건,


우리의 인생을 도둑 맞은거나 다름 없는 것이다.


추억도 사라지게 만드는 서글픈 우리들.


억울하게 생각이 드는 우리의 인생.


김별  |  글 쓰는 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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