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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단편소설

형언 할 수 없는(Indescribable)_제6화 / 김별

Indescribable


눈이 떠졌다. 환하게 빛나는 방


옆으로 고개를 돌리니 그이가 테이블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어제는 새벽에 어디 갔었어? ..엄마를 만나러 갔었어요.


그랬군. 장모님은 괜찮으시고? 그럼요. 다행이군.


불쑥 입에서 튀어나온 엄마..왜지..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것만 같은 기분이 계속 든다. 기억을 되새겨 보았다.


진이가 왔다 갔고선물을 주었고, 그이랑 저녁을 먹고 잠이 들었다.


눈에 처음 보는 무늬들이 들어온다. 잠옷이 바뀌었다.


내가 언제 옷을 갈아 입은 거지?


그때 그이가 나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아침을 먹으러 가자구. . 그래요. 잠시만요. 옷 갈아 입구요.


아침을 먹고 다시 방안에 들어왔다. 어제 진이가 준 일기장이 떠올랐다.


그이를 침대에 눕히고 일기장을 열었다. 오늘은 일기장을 열 용기가 생겼다.

 

1983년 중학교 1학년이 되었다.


김민자 여사가 몇 년 전부터 기도를 열심히 한 끝에, 가장 노른자 자리에 중학교가 지어졌다


난 그 학교 초대졸업생이 되었다.


집에서 걸어서 10분 밖에 안되는 거리.


엄마에게 감사해야 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1986년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다.


내가 그렇게도 원하던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아빠가 지원해 주신 덕택이다.

 

1990년 대학교 1학년이 되었다.


내가 꿈꾸던 영문과 대학에 진학했다.


엄마의 기도와 아빠의 지원으로 해낼 수 있었다.

 

1997년 둘째 동생이 결혼을 했다.


반대하던 결혼을 고집대로 진행한 동생,


3년만에 이혼 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엄마 아빠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아끼던 작은 딸이 상처를 받은 것에, 소리 없이 안방 한 켠 에서 흐느끼시던 엄마, 아빠.


나마저 죄인이 된 거 같았다.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놨으니.


당신, 무슨 책을 읽는 거요? 남편이 입을 띄었다.


아니요. 그냥 심심해서 책장에 있던 책 읽는 거에요.


다시 무심히 고개를 돌리고 돌아 눕는다


진이의 일기에서 우리가 살아왔던 그날들이 다시 떠오른다.


1983년 새로 이사 간 그곳의 풍경들가로수가 멋들어지게 밝히던 그곳,


봄이면 벚꽃들이 세상을 다 가져갈 듯이 피어있던


산책로엔 한강이 보이고, 한강에 내 마음을 허심탄하게 털어놓았던,


당신과 내가 젊게 살았던 그 곳당신이 가장 활기 찼었던 그 곳,


내가 가장 행복했던 그 곳내 아이들이 어렸고, 내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던 그 시절,


당신이 개인 병원을 하던 그 곳환자를 돌보면서 의학박사 학위증까지 받던 그 곳,


원장님이 실력도 좋고 유머러스하다고 인정받던 그 시절. (그래..그랬었지..)


지나간 추억들은 분명 아름답고 행복했다. 그런데 왜이리 가슴이 아파올까.


외로움과 공허함이 밀려온다. 쓸쓸함까지도.


당신, 당신도 외로워요? 쓸쓸해요? 얼굴을 천천히 내쪽으로 돌리는 그.


인간은 누구나 다 외로운 거야. 쓸쓸한거구.


당신, 그 동네 생각나요? 우리가 집을 처음으로 샀던 동네요.


..그랬겠지? 우리가 집을 샀겠지..


나는 순간 마음이 공허해져 진이의 일기장을 덮었다. 원망스러웠다.


, 이런 일기장을, 선물로.


그때 방 바깥쪽에서 누군가 방문을 노크했다. 노크가 끝나자마자 문을 연 사람은 


하얀 가운을 입고 나타난 젊은 남자.


김별  |  글 쓰는 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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