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난 아버지가 좋아하는 뜨거운 홍차를 내왔다.
테이블에 앉아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홍차를 바라보며 입을 띄었다.
아빠! 프랑스 다시 가고 싶지 않아?
음, 가고 싶지.
아빠, 프랑스어 다 잊어버린 거 아냐?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래도 다시 귀에 들리면 생각나지 않을까?
그래? 그럼, 내가 프랑스 할머니랑 펜팔 할 수 있게 소개해줄까?
이 나이에 무슨..,
아니야! 아빠 한 번 해봐! 내가 도와줄게!
글을 쓸 수 있는 친구가 생기는거자나.
어?, 어? 내 소원이야, 제발!
그래, 생각해볼게.
좋아! 내일까지 생각해! 알겠지? 내일 내가 전화할게!
그래, 알겠다.
아버지 집에서 나오는 길, 동생은 내게 괜한 짓을 한다며 나무랐지만,
난 너무 행복해서 그 즉시 마티유에게 DM을 보냈다.
그리고 그이후, 마들렌이 첫 편지를 먼저 보내왔다.
우린 떨리는 가슴을 움켜 쥐고 소파에 앉아 편지를 조심스레 열었다.
그녀의 이름은 마들렌이고, 그녀는 우리 아버지보다 두 살 아래고,
그녀는 4년 전 남편을 병으로 잃었으며,
지금은 멋진 청년과 파리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고 있다는.
첫 편지 다운 내용들이 빼곡이 담겨 있었다.
편지를 읽고 있는 아버지의 입가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내 마음마저 행복해지는 순간이었다.
그 후 아버지가 답장을 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하셨다.
난 한 걸음에 집으로 달려가 아빠와 프랑스어로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번역기도 돌려가며 우리가 쓰는 프랑스어가 맞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그렇게 며칠이 걸린 답장 편지를 들고 우체국으로 향했다.
정말 오랜만에 부쳐보는 국제 우편이다.
돌아오는 길에 마티유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편지를 보냈으니, 확인해 달라고.
며칠 후 마티유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마들렌에게 우리 아버지 편지를 읽어드렸다고 했다.
내 가슴이 괜시리 두근거렸다.
김별 | 글 쓰는 연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