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연합뉴스) 한일 협력에 공들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뒤를 이을 차기 총리가 역사 문제로 한국을 자극하면 한국 측은 내부 여론 악화 등으로 인해 어려운 대응에 몰릴 수 있다는 일본 언론 분석이 1일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퇴임을 앞둔 이시바 총리가 전날 부산을 찾아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고 전한 뒤 "이 대통령의 일본 방문 약 1개월 만에 급히 이번 회담이 이뤄진 배경에는 이시바 정권 시기에 한일관계 토대를 공고히 해 두려는 양측의 일치된 생각이 있다"고 해설했다.
이어 "한국에서 이시바 총리는 한국에 대한 이해가 깊은 정치가로 평가된다"며 역사와 마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시바 총리의 유엔 총회 연설에 대해 이 대통령이 "생각이 같다"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는 4일 치러지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의 유력 후보인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은 모두 지난 8월 15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한국에서 경계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신문은 짚었다.
자민당 새 총재는 이달 중순 이후 국회 지명선거를 거쳐 총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사히는 "차기 총리가 역사 문제 등으로 한국 측을 자극하는 듯한 언동을 하면 한국 정부는 여론 탓에 어려운 대응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며 "(한일관계)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관측했다.
특히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시마네현이 개최하는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에 차관급 대신 장관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극우 성향이 강해 당선 시 한일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요미우리신문도 이시바 총리의 이번 방한에는 우호적 한일관계를 이어 나가기 위한 준비 작업의 성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셔틀 외교가 재개됐다는 의의가 있지만, 향후 순조롭게 이어질 것인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 신문은 이 대통령 지지층 사이에서 역사 문제에 대한 불만이 조금씩 나오는 가운데 새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을 단행하면 불만이 분출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한국 측에 있다고 전했다.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교수는 "정권 이행기에 과도하게 무언가를 약속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한일관계 성과를 확인하기 위한 상호 방문은 있어도 좋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에 의욕을 나타내는 것과 관련해 "한미일 보조를 흩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