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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단편소설

마들렌에게서 온 편지_제11화 / 김별

A Letter From Madelein


‘친애하는 마들렌’ 마들렌, 


당신의 저번 편지는 내게 많은 위로가 되었소. 오늘 서울의 날씨는 오랜만에 햇빛이 가득합니다. 

저의 일상이라.. 특별한 일상은 없지만, 당신 편지가 내겐 요즘 가장 기다려지는 일상이 되었소. 

사람에게, 편지를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걸 이 나이가 돼서 처음 알았소. 

물론, 아내랑 연애 할 때 우리는 편지를 주고 받긴 했었지만 말이오. 

아내와의 편지 이야기를 꺼내다 보니 아내와 연애편지를 주고받고 연애 하던 그 시절이 다시 떠오르는군요. 

아내는 형제가 없는 무남독녀로 혼자 자랐소. 그러기에, 아내의 집에선 애지중지 하는 딸이었죠. 

부유한 집안이었소. 철광업을 하시던 장인 어른. 언제나 저를 지지해주고 아껴주고 믿어주신 점잖으신 어른. 사실, 아내가 저보다 두 살 위랍니다. 저는 아내에게 마음에 들기 위해 참으로 여러 가지를 했던 거 같소. 

데이트 하는 날엔 언제나 그녀 집 앞에서 기다리고 집으로 돌아갈 때도 집 앞까지 데려다 주고. 

그 세월을 5년 정도 한 거 같소. 힘들지 않았소. 그만큼 아내를 사랑했었으니 말이오. 

사실, 우리가 결혼을 한다고 말씀드렸을 땐, 반대가 심했소. 내가 무일푼 학생이었으니까요. 

그래도 저를 믿어준 아내 덕분에 결혼을 무사히 할 수 있었소. 

물론, 나중에 장인 어른은 저를 누구보다도 아껴주셨소. 

그렇게 사랑한 그 사랑은 세월이 흐르니 퇴색 되어 가고 권태기가 오고 나이가 들고 병이 들고. 

아내는 이른 나이에 떠났소. 70세. 저와 결혼한 이후로 평생 병과 싸워왔소. 

아이 둘을 낳고 온갖 합병증이 생겼었소. 큰 아이를 낳았던 날, 나는 난생 처음 병원에서 각서를 쓰게 됐소. 

임신 중독으로 인해 아이랑 산모 둘 다 위험하다는 소견이었소. 

공포에 사로잡혔지만, 나는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소. 

한낱 그 종이에 싸인을 하는 수 밖에 없었던, 다행히 신이 도와 아이랑 아내는 무사히 내 곁을 지킬 수 있었소. 

의사선생님이 기적이라고 하시며, 이제 다시는 아이를 갖지 말라고 하셨었소. 

하지만 아내의 고집으로 우리는 둘째 아이를 갖게 됐고, 

그 아이도 똑같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우리에게 오게 됐소. 

하나님이 지켜주신 거라 믿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서로를 소중히 여기고 아끼며 살게 됐소. 

그렇게 세월이 다시 흐르는 동안, 아내는 점점 쇠약해져 갔고 병원에 드나드는 일이 잦아졌고 

나는 지쳐가고 있었소. 아내는 내게 미안했던 거 같소. 잦은 병치레를 하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 내게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고 입을 닫았소.그런 이유를 내게 되새기며 

방심하고 방치한 끝에 아내를 일찍 보내게 된 것이오.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소스라치게 화를 내지만.. 아내가 떠나고 알게 됐소. 

진통제를 하루도 안 빠지고 입에 털어놓고 있었다는 걸. 결국 그녀의 병은 간경화로 진단 받게 되었고, 

우리가 그녀의 몸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을 땐, 이미 말기 임종 환자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였소. 

병원에서 두 달 동안 입원하고 바로 우리 곁을 떠났소. 너무 원망스러웠소. 

내가..그렇게 사랑했던 그녀를..어떻게.. 

마들렌, 사실 나는 하루하루가 고통이오. 아내가 떠난 후 지금까지 버티어 온건, 다 아이들 때문이오. 

이제는 그녀와의 기억도 잘 나지 않소. 그녀의 얼굴도, 그녀와 나누었던 대화도, 

당신이 꺼내 준 그녀와의 기억이 사라질까 두렵소. 

나는 그녀에게 가고 싶소. 너무 그립소. 너무 보고싶소. 

미안하오. 마들렌. 오늘은 이만 써야겠소.

  

Ji Hoon, Seoul, Korea


김별  |  글 쓰는 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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