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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연체빚 7조 두고 정부·대부업계 힘싸움…배드뱅크 출범 삐걱

상위 10개사 협조 의사 밝혔다지만 한 달간 협약 가입 1곳 그쳐
당국, 은행권 차입 허용 등 유인책 고심



(서울=연합뉴스)  장기 연체 채무자 구제를 위한 정부의 배드뱅크인 새도약기금이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약 7조원 연체 채권을 가진 대부업체들의 협약 가입이 지지부진해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는 상위 10개사가 협조 의사를 밝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업체들은 헐값에 채권을 넘길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달 새도약기금 출범 이후 한 달간 협약에 가입한 대부업체는 총 12곳이다. 이 중 상위 10개사에 해당하는 곳은 단 1곳 뿐이며, 상위 30개사로 범위를 넓혀도 4곳 뿐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실에 제출한 가입 현황에 따르면 협약 가입 업체 중 상위 30위권 업체 4곳이 보유한 새도약기금 매각대상 채권(7년 이상·5천만원 이하) 규모는 5천8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이는 대부업계가 보유한 연체채권 약 6조7천억원의 8%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대부업권이 보유한 전체 연체채권 규모는 카드(1조9천19억원), 은행(1조2천301억원), 보험(6천425억원), 상호금융(6천50억원) 등 개별 업권들 중에서 가장 크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달 2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부업) 상위 10개사가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협조하겠다는 의사 표명이 있었다"고 말했지만 실상 대부업체들의 협약 가입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실상 희망 사항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도약기금은 자율 협약이라 강제성이 없고 일부 상위 대부업체들은 채권을 정부가 제시한 매입가에 넘기느니 차라리 폐업을 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대부업체들은 보유한 연체 채권의 매입가가 액면가의 최소 25% 수준이라며 정부가 제시한 채권 매입가율(5%)이 지나치게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대부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제시한 매입가에 채권을 파느니 차라리 영업을 포기하고 채권을 다른 기관에 넘기겠다는 업체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부업체들이 협약에 가입하기 전 최대한 유리한 조건으로 인센티브를 받아내기 위해 정부와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부업계는 2021년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인하된 데 이어 코로나19 시기 발생한 연체 채권 매입이 막히면서 최근 시장 규모가 축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말 98만9천명에 달했던 대부업체 이용자는 2023년 72만8천명, 2024년 6월 말 71만4천명, 2024년 말 70만8천명 등으로 계속 줄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협약에 참여한 업체들에 코로나19 채권 매입을 허용해주는 등 숙원 규제를 풀어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당장 손실을 보고 채권을 매각하더라도 1∼2년 안에는 그 손해를 메울 수 있게 해줄 확실한 인센티브가 나온다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대부업체의 참여를 독려할 유인책을 마련해 조만간 밝힐 예정이다. 유인책으로는 연체 채권을 매각한 업체들에 은행 차입을 열어주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정부와 대부업계의 힘겨루기가 길어질수록 정부 지원으로 구제를 기대했던 장기연체 채무자들의 재기 기회만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이 다 협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의미한 인센티브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계속 설득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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