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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더 불확실해진 트럼프 맞서 '홀로서기' 골머리

그린란드 사태로 각성…위험 우려해 의존 줄이기
우크라 지원·저성장·FTA 내홍 등 맞물려 가시밭길



(서울=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를 계기로 유럽이 미국에 맞선 '홀로서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개입이 불가피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 내에서도 국가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실제 자립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긴급 정상회의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그린란드 병합 움직임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을 향한 관세 위협을 거둬들이며 양측의 갈등은 일단 봉합 국면에 들어섰지만, 언제든 입장이 뒤바뀔 수 있는 미국발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유럽의 자생력 확보는 더욱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양국 간 신뢰 관계가 심각하게 흔들리며 유럽에서 미국을 '새로운 위협'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럽은 미국의 변덕스러운 태도를 리스크로 간주하고 노출을 줄이기 위해 상호 의존도를 낮출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전날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유럽의 재무장과 공급망 강화 등을 포함한 EU의 정책 청사진을 제시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새로운 유럽이 이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럽이 실제로 '자강'을 이루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WSJ은 유럽 외교관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문제가 유럽과 미국의 관계에서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유럽에서 손을 뗄 경우, 러시아의 영향력이 확대되며 유럽이 직면할 안보 위협도 한층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미국과 유럽 간 무역 갈등이 재점화할 경우 경제적 충격 역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경제는 이미 저성장과 높은 부채, 중국과의 무역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독일 등 주요 수출국은 미국과의 갈등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WSJ은 짚었다.

실제로 유럽 각국은 그린란드를 둘러싼 마찰이 최고조에 달했을 당시에도 미국산 무기 중단, 미군 기지 재검토, 미국 서비스 기업 과세 등 가장 강경한 조치들은 거론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와 정면으로 대립할 경우 감수해야 할 위험이 지나치게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유럽 내부의 이견과 갈등 또한 자립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유럽의회가 EU와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보류하기로 한 결정은 변화하는 국제 환경에 맞춰 EU를 재정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WSJ은 지적했다.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독일과 상대적으로 보호무역 성향이 강한 프랑스 간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EU 의회는 비준 절차에 들어가지 못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정학적 상황을 오판한 결정"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이와 관련, WSJ은 "EU가 당장 직면한 가장 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기본적인 정치적 타협조차 좀처럼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고통스러운 현실이 드러났다"며 "이번 FTA 논란은 EU 지도자들이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또 다른 사안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FTA 외 다른 사안에서도 EU 회원국들 간에 이견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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