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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농식품부 방역망 뚫려…소·돼지·닭 전염병 2년 연속 동시확산(종합)

아프리카돼지열병 올해 22건 '역대 최대'…"돼지 혈액 검사 안 한 것 문제"
구제역 2년 연속 발생·고병원성 AI 급증해 1천만마리 살처분
"가축전염병 동시다발 발생, OECD 국가 중 한국뿐"
농식품부 "가축전염병 확산 방지위해 총력 대응"


(서울=연합뉴스) 축산물 물가가 치솟으면서 방역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구제역까지 '3대 가축전염병'이 동시에 확산하면서 가축 살처분이 급증해 축산물 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어서다.

고병원성 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은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 확인된 지난 2019년부터 2024년까지는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3대 가축전염병이 동시 발생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3대 가축전염병이 동시 확산하던 지난해 3월 중장기 가축방역 발전 대책을 내놓고 "가축전염병 발생과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오히려 올해 가축전염병 피해 규모는 예년의 몇 배로 커져 엄중한 상황이다.

돼지 사료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전자가 검출되고 구제역 백신 접종이 누락되는 등 방역 허점이 드러나면서 방역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전염병에 축산물 물가 6% 급등…구제역, 한우수출 걸림돌

현재 고병원성 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 모두 위기경보 '심각' 단계다. 특별방역 대책 기간은 이달까지 한 달 연장됐다.

세 가지 가축전염병은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전파 속도가 빠르고 국제 교역상 피해가 큰 A급 질병으로 분류한다. 또 국내에서는 세 가지 모두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16일 농식품부 집계에 따르면 2025∼2026년 동절기 국내 가금농장의 고병원성 AI는 56건으로 늘었다. 2022∼2023년(32건)이나 2024∼2025년(49건)을 훌쩍 넘는 수치다.

고병원성 AI는 지난 9월부터 6개월간 이어졌는데 이달 들어서도 전국 4개 도(경기, 충남, 전북, 경북)의 가금농장에서 5건의 고병원성 AI 발생이 확인됐다.

지난 13일에는 전국 최대 산란계 사육 지역인 경기 포천시의 산란계 농장(4만5천마리)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 이날도 전북 김제시 산란계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H5형 항원이 검출됐는데 고병원성 AI로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아직 3개월이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22건으로 역대 최대다. 지난해와 2024년 2년간을 합친 건수(17건)보다 많다. 2019∼2025년 7년간 아프리카돼지열병은 55건으로 연평균 7.9건이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상황은 심각하다.

구제역은 2025년과 올해 2년 연속 발생했다. 발생 건수도 지난 2023년 11건에서 지난해 19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현재까지 인천 강화군과 경기 고양시 소 사육농장에서 3건 확인됐다.

구제역은 소, 돼지, 양, 염소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에 감염되는 질병이다.

고병원성 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이 지난해부터 해를 넘겨 이어진 데다 지난 1월 말에는 구제역이 9개월 만에 확인되면서 3대 가축전염병 확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수의학자들은 가축전염병이 동시다발로 발생하는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한국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번 동절기 고병원성 AI로 인한 산란계 살처분은 980만 마리가 넘어 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한 살처분 마릿수도 벌써 15만마리가 넘는다. 지난해 한 해 살처분된 돼지는 3만4천명 수준이었다.

가축전염병의 빠른 확산으로 계란과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축산물 물가는 6% 뛰었다.

구제역 확산은 정부의 한우 수출 계획에도 걸림돌이다.

송미령 장관이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우 수출을 확대했다고 강조했지만, 한국은 2년 연속 구제역이 확인된 탓에 구제역이 일어나지 않은 국가에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수출하기 어려운 처지다. 한우 수출 대상국은 6개에 불과하다.

◇ ASF 안전지대 사라져…구제역 백신접종 누락에 "당국이 감독했어야"

지난 1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가축전염병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송미령 장관에게 "가축 질병 관련 장관 주재 회의를 딱 두 차례 했는데 너무 안이한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현 상황을 농식품부가 인식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도축장의 돼지 혈액을 원료로 사용한 배합사료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전자형(IGR-Ⅰ)이 처음 검출된 것과 관련해 임 의원은 돼지 반출이나 도축 후 혈액 검사를 하지 않은 점을 비판했다. 감염된 돼지 혈액이 사료에 포함되면서 방역망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감염 돼지의 혈액이 사료원료에 유입됐을 가능성을 지난달 중하순 확인했지만 한달 가까이 지나서야 도축장 혈액 시료를 매일 검사하기 시작했다.

김재홍 한국동물약품기술연구원장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감염된 혈액이 사료에 들어가지 않도록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올해 아프리카돼지열병 사례 대부분에서 해외 유래 ASF 유전자형(IGR-Ⅰ)이 검출된 점을 방역의 허점으로 지적하며 "자칫하면 풍토병이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ASF는 기존에는 경기·강원 등 접경지역 야생멧돼지를 통해 발생했지만, 올해는 인위적적 유입을 통해 충남·전남·전북·경남 등에서도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전국으로 확산했다.

구제역의 경우 지난해부터 2년 연속 발생한 주요 원인으로 백신 접종 누락이 지목된다. 발생 농장의 항체 양성률은 전국 평균보다 크게 낮았으며, 이는 연 2회 백신 접종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호성 전북대 수의대 교수는 "백신 접종 점검은 방역 당국이 할 일인데 대형 농장은 농가에 접종을 맡기고 당국이 감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농가 접종 소홀 문제는 지난해부터 제기됐지만 농식품부의 감독이 미흡했다는 비판이다.

고병원성 AI와 관련해서는 살처분 중심 정책을 재검토하고 백신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송창선 건국대 수의대 교수는 농식품부가 지난 2024∼2025년 동절기부터 예방적 살처분을 사실상 중단한 것이 고병원성 AI 확산 배경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한국의 고병원성 AI 백신 도입이 다른 국가에 비해 늦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AI와 ASF 백신 도입은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설명자료를 내고 "농식품부는 가축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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