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최근 시행된 재판소원 제도와 관련해 제도 안정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후속조치 연구반을 꾸려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법왜곡죄 시행과 관련해선 재판 작용이 위축되지 않도록 '형사재판 보호·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
법원행정처장 직무를 대리하는 기우종(사법연수원 26기) 행정처 차장은 16일 오후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이른바 '사법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과 관련해 행정처가 추진할 방안과 대책을 사법부 구성원에게 공유했다.
기 차장은 "'재판소원'의 도입은 사법제도의 큰 틀을 변경하는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충분한 준비 과정 없이 시행됐고, 아직 법리적으로 불분명한 부분이 많아 제도가 안정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행정처는 사법부 내부에 '재판소원 후속조치 연구반'을 구성해 향후 문제될 수 있는 여러 쟁점에 관해 체계적 검토와 연구를 지원하겠다"면서 "필요한 부분에서는 관계기관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합리적 제도를 만들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법원 확정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재판소원 제도는 지난 12일 시행됐다. 그러나 재판소원 인용시 취소된 재판의 후속 절차, 확정된 재판을 전제로 행해진 집행 효력 등 세부 설계가 미비해 제도 시행에 따른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헌재는 이런 문제들과 관련해선 "헌재 결정 사후 발생한 문제를 어떻게 정비하느냐의 문제"라며 사실상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헌재 결정이 가져올 여파를 고려할 때, 사후 발생 가능한 결과의 영향력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하고, 대처나 현안 인식도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는 상태다.
재판소원 사건 심리 단계에서도 재판기록 송부 절차, 사법부의 의견서 제출 등 제도 운영 방식이 정해지지 않아 일단 '개문발차'한 상태에서 후속 조처를 강구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결국 국민적 혼란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대법원이 향후 혼란을 최소화할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12일 충북 제천의 한 리조트에서 전국 법원장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대법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연합뉴스](http://www.kookjeilbo.com/data/photos/20260312/art_17736510008366_cb45b5.jpg)
기 차장은 법왜곡죄와 관련해선 "법관들이 위축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언급했다.
법왜곡죄는 법을 왜곡해 적용하는 형사 법관 등을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다만 사법부에선 본질적으로 사실인정과 법리 해석에 폭넓은 재량권이 주어지는 법관에게 '법 왜곡'의 잣대를 들이대는 게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 차장은 "법왜곡죄가 법관들의 자긍심을 지키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고, 재판 작용이 위축되지 않도록 할 정책적 조치들을 세심히 모색하겠다"며 "그 첫발로 가칭 '형사재판 보호·지원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구체적 방안을 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한 제도 정비, 예산 확보 등을 통해 법관이 형사사법 절차에서 법과 양심에 따라 의연하게 재판에 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법관 증원과 관련해선 사실심(1·2심) 재판 역량이 줄어들 것이 우려된다며 "사실심에서의 신속·충실·공정한 재판 구현을 보장하기 위해 법관 증원이 반드시 필요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관 증원, 재판연구원 증원, 시니어판사 제도 도입 및 사법보좌관의 업무 범위 확대 등 사실심의 재판 역량을 유지·보강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부연했다.
대법관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판결문과 법리 검토를 보좌할 재판연구관(판사)이 일선 1·2심 법원에서 '차출'돼, 사실관계를 파악해 법적 판단을 내리는 1·2심 본연의 기능이 약화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법관을 늘릴 뿐만 아니라 판사를 보조하는 재판연구원(로클럭)을 증원하고 재판 관련업무 중 일부를 처리하는 고위 법원공무원인 사법보좌관의 업무를 확대하며, 고참 법관인 '시니어판사'를 두는 방식으로 재판 인력을 최대한 끌어모아 '판사 부족'을 메운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대법관 증원이 대법원 재판뿐만 아니라 국민의 삶에 더 밀접한 사실심 재판까지도 더욱 신속, 충실, 공정해질 수 있도록 하는 혁신과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12일 충북 제천의 한 리조트에서 전국 법원장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대법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연합뉴스](http://www.kookjeilbo.com/data/photos/20260312/art_17736510314654_1d98ad.jpg)
기 차장은 사법 3법 도입을 두고 "법률들의 시행과 관련해 사법부 구성원들께서 걱정하고 계심을 잘 알고 있다"며 "입법 과정에서 여러모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국민과 국회를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결과가 돼 대단히 송구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어 "사법부는 재판을 통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고 헌법 규범을 수호하는 보루라는 데 그 존재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 차장은 "그 공감대 하에 지난주 열린 전국 법원장 간담회에서 법원장들은 이 법률들의 개정으로 인해 사법부의 기능이 위축되거나 제한되지 않도록 여러 대책을 면밀히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공유하고, 사법 체계와 사법부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들에 대한 지혜를 소속 법관들의 의견과 함께 모아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토대로 법원행정처는 법률의 개정에 따른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사법부 구성원들이 자긍심을 잃지 않고 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