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도 일본 고유의 영토인데,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으며, 일본은 여기에 계속 항의하고 있다."
일본 도쿄서적(東京書籍)이 펴낸 고등학생 대상 '지리탐구' 교과서에는 주요 국가의 국경 분쟁과 영토 문제를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4년 전 검정을 통과해 일선 학교에서 쓰이는 이 교과서에는 스프래틀리(필리핀명 칼라얀·베트남명 쯔엉사·중국명 난사<南沙>) 군도 등 2곳의 사진이 실려있다.
그러나 일본 문부과학성이 지난 24일 교과서 검정 조사심의회 총회를 통해 확정한 내용을 보면 내년부터 쓸 도쿄서적 교과서에는 독도가 새롭게 더해져 총 세 곳의 사진이 담긴다.

사진에는 '다케시마'라는 일본식 표현과 함께 '시마네현 오키노시마초, 2019년'이라는 설명이 달려있다. 비교적 최근 촬영한 독도 모습이다.
그러나 해당 검정본에는 누가 이 사진을 찍었는지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는 일방적 주장이 담긴 교과서 상당수가 일본 정부 검정을 통과한 가운데 역사 왜곡 작업이 더욱 정교해졌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박한민 동북아역사재단 교과서연구센터장는 25일 서울 서대문구 재단에서 열린 '2026년도 검정 통과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 전문가 긴급 분석 세미나'에서 "눈에 잘 띄지 않은 부분에서 (일본 측 주장을) 디테일하게 표기하고 있다"고 짚었다.

일본 정부는 2018년 고시한 고교 학습지도요령에서 독도가 일본의 고유한 영토이며, 일본이 영유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다루도록 해왔다.
이번 고등학교 교과서는 2022년에 이은 두 번째 검정이다.
박 센터장은 올해 검정을 통과한 일본사탐구, 세계사탐구, 정치·경제, 지리탐구 등을 언급하며 "전체적으로 (일본 정부의) 학습지도요령을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독도와 관련해 '일본의 고유 영토', '1905년 시마네현 편입', '한국의 불법 점거' 등을 언급한 문구나 표현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박 센터장은 주요 교과서에 실린 지도를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예컨대 도쿄서적의 지리탐구 교과서 검정본에는 일본의 영역과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지도에서 표시했는데,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경계선이 그려져 있다.
야마카와(山川) 출판사가 펴낸 '세계사탐구' 검정본은 '조선전쟁', 즉 한국전쟁 상황을 표시한 지도에서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경계선을 표시했다.
박 센터장은 "경계선은 눈을 크게 뜨고 봐야 할 정도"라며 "축척과 관계없이 경계선을 세밀하게 긋고, 독도를 일본 영토로 정교하게 표시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제강점기 징용과 위안부 동원 관련 표현도 문제로 거론된다.
관련 서술을 분석한 이아리 재단 연구위원은 "(이전 검정본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어 보이나 일부 교과서에서는 다소 후퇴한 서술이 나타난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짓쿄(實敎) 출판사의 '세계사탐구' 검정본은 '가혹한 노동에 종사할 수밖에 없었'다는 표현을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였던'으로 수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체를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고 '동원'이라고만 표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위원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바뀐 점을 찾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며 "일본의 전시 동원 책임 소재에 대해 소극적인 인정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학습지도요령이 어떻게 변할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의 학습지도요령은 통상 10년에 한 번씩 개정된다.
박 센터장은 "독도의 서도와 동도를 각각 남섬(男島·오지마)과 여섬(女島·메지마)으로 표기하는 일본식 명칭이 증가하는지 등도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 좌장을 맡은 서종진 재단 한일연구소장은 "역사 교육과 교과서 문제는 (미래 세대의) 역사 인식을 형성하는 중요한 축"이라며 면밀한 검토와 대응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