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긴 수십 년을 산 고향 같은 곳이 있다. 아직도 그곳은 나에게 아픈 곳이기도 하지만, 가장 그립고 행복했던 기억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엄마랑 평생 함께한 곳. 초중고,대학교,유학후까지. 7년 전에 이곳을 떠나 멀리 이사했다. 엄마가 가시고 석 달 후에 이곳을 떠났다. 원랜, 떠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빠가 원해서 떠나게 됐던 거였다. 아빠도 인생의 절반 이상을 살아온 이곳이 엄마와 함께 보낸 좋은 세월의 기억으로 추억하고 살고 싶었지만, 그 기억이 그리움의 고통으로 다가와 견딜 수가 없다고 했다. 그렇게 우린, 그곳에 엄마를 가슴에 묻고 떠났다. 김별 | 시인ㆍ소설가
난 네가 내 외로움과 고통과 슬픔을 알지 않길 바랬어. 내 감정이 너한테 전해지면 너의 그 슬픈 눈빛을 바라보는 게 두려워서. 난 네게 언제까지나 찬란한 햇살에 부서지는 반짝이는 바다가 되고 싶거든. 김별 | 시인ㆍ소설가
넌 별이었더라. 스스로 빛을 내더니 나에게 그 빛을 내어 주고 나의 마음마저 무수히 많은 빛으로 번지게 해 놓고 결국, 아주 오래전에 어떤 별에서 떠난 빛이었던 것처럼 나에게서도 언젠가 그 빛을 발하고 떠나더라. 김별 | 시인ㆍ소설가
인간(人間)은 본래 이기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교육과 사회화 과정을 거치면서 이타(利他)가 무엇인지를 배운다. 특히 인간과의 관계에서 부대껴본 경험은 이기(利己)만으로는 이 세상(世上)을 살아갈 수가 없음을 깨닫게 해준다. 부부관계도 마찬가지이다. 각자 다른 환경에서 각자의 생활습관과 태도를 지니고 살았던 남녀가 만나 하나가 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서로의 관계 속에서 손해 보려 하지 않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동안 깨달았던 이타의 마음을 무너뜨린다. 이제 막 결혼을 한 신혼부부도 인간 본연의 이기적인 마음, 즉 주도권을 잡거나 상대방을 길들이겠다는 생각으로 인생의 새 출발을 하는 경우가 많다. 부부생활(夫婦生活)은 불특정(不特定) 다수가 아닌 둘만의 관계에서 이루어짐으로 쉽사리 약점(弱點)을 감출 수가 없다. 더구나 서로에게 부끄러움을 감출 필요가 없는 아주 편한 관계이기 때문에 조심하려는 마음도 없다. 그러다 보니 자신(自身)의 모든 것을 여과(濾過) 없이 드러내 보일 수밖에 없다. 양보와 타협이 없는 이기적인 존재로서의 출발은 어김없이 갈등을 유발한다. 갈등이 증폭되면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부부간의 싸움은 처음엔 아주 사소한 일로부터 출발한다. 그러
화가인 코끼리가 친구들을 초대했다. 풍경화를 그린 후 자신의 그림에 대한 평(評)을 들어볼 생각이었다. 나름 그림에 안목이 있다는 친구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가장 먼저 유명한 미술 평론가인 악어가 자신의 느낌을 밝혔다. “그림은 아주 훌륭한데 나일강이 없어서 좀 아쉬워.” 이어서 바다표범이 말했다. “나일강(Nile江)이 꼭 있어야 할 이유는 없어. 그런데 반드시 있어야 할 눈과 얼음은 어디 있는 거야?” 그때까지 아무 말이 없었던 돼지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흠(欠)잡을 데 없이 완벽(完璧)한 그림이야. 개인적(個人的)으로는 배추도 한 포기 그려 넣었더라면 금상첨화(錦上添花)였을 것 같군.” 친구들의 의견을 겸허하게 받아들인 코끼리는 자신의 그림에 친구들의 생각대로 나일강, 눈과 얼음, 배추 등을 모두 그려 넣었다. 수정작업이 끝난 후 코끼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친구들을 초대했다. 그리고 그들의 평을 기다렸다. 하지만 화가 코끼리의 예상과는 달리 친구들은 하나같이 경악했다. “이게 무슨 그림이야, 완전 엉망진창이군.” 대체적으로 자기 주관이 뚜렷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정을 받는다. 그렇다고 고집불통(固執不通)이 되라는 것은 아니다. 다른
든 사람은 많지만 된 사람은 적고 돈은 많아졌지만 기쁨은 줄어들고 역지사지는 없고 아전인수만 있고 이기심만 가득하네 남이 잘되면 축하는 없고 시기심만 가득하고 배고픔은 해결했지만 배 아픔은 아직도… 김병연 | 시인/수필가
잘되고 싶으면 검소하고 겸손하며 비교하지 말고 시기하지 말며 욕심을 버리고 꼬옥 마음을 잘 써라 김병연 | 시인/수필가
농부(農夫)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라는 채소와 곡식을 보면서 흥미와 경이로움과 함께 감탄이 절로 나온다. 농부의 정성 어린 손길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가는 곡식을 보면서, 깊은 사랑과 높은 관심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또한 이와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농부는 씨앗의 덮개에 따라 흙의 덮개를 달리하고 씨앗에 따라 어떤 거름을 주고 얼마만큼의 물을 주며 병이 났을 때 어떤 농약을 써야 효과를 볼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농사를 짓는다. 비옥한 땅에 심어야 할 곡식과 거친 땅에서 잘 자라는 곡식을 분별하여 심는다. 선택하여 심은 씨앗이 알찬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가꾸어야 하겠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칸트는 좋은 교육을 자손에게 남겨 주는 것은 유산 중에 최고의 유산이라고 했다. 관포지교로 유명한 관중은 일 년의 계획은 곡식을 심는 것이 최고요, 십 년의 계획은 나무를 심는 것이 으뜸이요, 백 년의 계획은 사람을 심는 것이 제일이라고 하였다. 곡식을 심고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심는 것이요, 하나를 심어 백 명을 거두고 만 명을 먹일 수 있는 인재양성이 사람을 심는 일이다. 나라의 기둥감이나 대들보감이 될 수
오늘도 행복하고 내일도 행복하세요. 올해도 행복하고 내년에도 행복하세요. 언제나 행복하고 늘 행복하고 항상 행복하세요. 행복하고 또 행복하세요.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김병연 | 시인/수필가
높아지는 것보다 낮아지는 걸 좋아하고 복잡한 것보다 단순한 걸 사랑하고 자랑보다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인생은 가도 발자취는 남는다고 열심히 살아왔건만 68년의 인생이 아침이슬 같은 걸 보면 남은 인생의 발자취도 눈밭의 발자국 같으리라 남은 인생 음식을 잘 먹고 마음을 잘 먹어 건강하게 살고 존경받지는 못할지언정 욕은 먹지 말아야 한다 김병연 | 시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