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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ㆍ투고

[칼럼] 휴가 / 김병연

속도와 무게로 표시되는 현대 도시 생활에서 느림과 비움의 기회를 만들어 짓눌림으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난다는 것은 분명 삶에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다.


도시의 혼잡을 뒤로하고 자연을 찾는 가족과의 여행은 행복한 경험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자동차 짐칸은 무엇인가로 가득 채워져 있다. 아마 야외에 나가 온가족이 둘러앉아 즐길 먹거리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신선한 채소에 매콤한 불고기를 얹어 한 쌈씩 나누는 기대감으로 짐이 점점 많아졌을지도 모른다.


먹는 즐거움은 내려놓기 힘들다. 맹자도 식(食)과 색(色)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나 맛있게 먹기 위해 준비해야 할 음식 재료와 도구들이 적지 않고, 끓이고 굽는 노력과 시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결국 느긋한 휴식 보다 장소만 바꾼 분주함으로 음식 대신 피로만 담아 오는 귀로가 될지도 모른다. 물론 가족들의 상황에 따라 여행의 형태도 다를 것이다. 그러나 떠남은 평소와 다른 삶을 경험하기 위함이다. 일에서 휴식으로, 분주함에서 한가함으로, 배움에서 관찰로, 남을 보기보다 나와 우리를 보기 위한 떠남이 돼야 한다.


모처럼의 휴식은 단순히 하던 일을 중지하는 것이 아니라, 서류와 공부에 지친 사람은 땀흘려보는 기회로, 육체적 피로를 가진 사람은 그늘에서 쉬며 독서나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어야 한다. 음식 준비로 시간을 보내기보다 방문 지역의 환경과 특산물을 경험하며 그 고장의 먹거리로 시간과 노고를 아낄 수 있을 것이다. 먹고 마시고 노는 것보다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을 더 늘려야 한다.


시냇물 흐르는 소리, 나뭇잎 바람에 부딪히는 소리, 달빛 속에 풀벌레 소리, 저 멀리 펼쳐진 논과 들을 은빛으로 갈라놓는 강물, 꽃의 수줍은 미소, 나비들의 군무, 속삭일 듯 다가온 밤하늘의 별…. 미풍에도 흔들리는 버들은 그래서 강풍을 견디고, 바위를 껴안고 자랄 수밖에 없었던 노송에게서 인내와 위엄을 보며, 바닷가 몽돌로부터 마멸의 태도를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것들과의 관계를 생각하며, 이런 무심했던 것들로부터 출발한 여행은 아마 그 끝에서 낯선 자신과의 만남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기차의 속도를 느끼려면 기차 밖에 나와 있어야 한다. 유능한 포수가 짐승을 잡기위해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고 길목을 정하듯이 세상의 속도와 나의 위치를 가늠해 봐야 내가 설 곳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삶속에서 자신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될까. 목적지도 길도 알지 못한 채 그저 숨 가쁘게 달려가는 것은 아닌지. 모든 것을 저당하여 얻은 분주함은 과연 우리에게 무었을 주고 있는가.


휴가가 필요하다. 휴가는 휴식을 만들고, 휴식은 사색을 깃들게 하고, 사색은 자신을 볼 수 있는 통찰의 안목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어디로 가서 무었을 먹고 어떻게 놀았는가 보다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방향을 가늠해보는 휴가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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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장관 “로컬100 보러 로컬로 가요”…첫 방문은 밀양~통영 “로컬 100 현장을 직접 찾아 문화로 지역에 가고, 머물고, 살고 싶게 만들겠습니다.”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이 21일 오전 서울역 3층 ‘로컬100’ 홍보관 앞에서 ‘로컬로’ 캠페인의 시작을 알렸다. 문체부는 지난 10월 지역의 문화 매력을 찾아내고 지역 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지역 문화명소, 콘텐츠, 명인 등을 로컬 100으로 선정했다. 앞으로는 지역문화자원에 기반을 둔 ‘로컬100’을 국내외에 집중 홍보해 내외국인의 지역 방문 확대를 촉진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는 밀양시, 코레일관광개발, 지역문화진흥원과 ‘로컬100 기차여행-밀양편’을 출시하고, ‘로컬100’이 있는 지역을 방문하자는 캠페인 ‘로컬100 보러 로컬로 가요(이하 로컬로)’를 이날부터 내년 12월 말까지 진행한다. ‘로컬로’ 캠페인은 국내외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개인 또는 기관의 누리소통망(유튜브,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에 ‘로컬100’ 지역 방문 인증 사진 또는 영상 등을 게시하고, ‘로컬100’, ‘로컬로’ 또는 ‘로컬100’ 방문 장소 이름 등을 핵심어로 표시(해시태그)하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게시물과 함께 캠페인에 동참할 지인 2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