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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ㆍ투고

[칼럼] 공무원의 외부 강연료는 합법적 뇌물?

                               공무원의 외부 강연료는 합법적 뇌물?


                                                                               김병연
                                                                               시인·수필가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최근 2년 반 동안 산하단체와 기업체 등을 상대로 외부 강연을 하면서 받은 강연료(강사료와 강의료 포함)가 4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강연당 평균 28만여 원을 받았으며, 일부 힘 있는 부처 직원들은 1회 강연에 평균 8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들의 강연료는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강연 대상이 주로 업무와 연관된 산하기관과 기업체이다 보니 순수한 노동의 대가로 볼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며, 공무원 외부 강연이 힘 있는 기관에 보험성 용돈을 대는 현관(現官)예우라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힘 있는 부처 직원들은 유독 외부 강연이 많았다.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소속 공무원들은 다른 부처 직원과 달리 유독 기업체나 이익단체가 주관하는 강연에 참석하는 일이 잦았고 강연료도 고액이었다. 기업 주최 행사에서 1시간30분 강연하고 100만 원을 받기도 하고 업무와 관련 있는 산하단체와 기업체에서 석 달 동안 집중적으로 강연하며 600만 원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공무원 외부 강연이 업무의 공정성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가장 선호하는 외부 강연은 조찬 강연이다. 기업체나 특정 이익단체가 주관하는 조찬 강연회는 대개 오전 7시30분에서 8시 사이에 시작해서 오전 9시30분에서 10시 사이에 끝난다. 반면 강연료는 건당 80만∼200만 원에 달해 시간당 강연료가 가장 비쌌다. 통상 대학 교수가 강의 건당 20만 원 정도 받는 점을 감안하면 허가 난 뇌물인 셈이다.


재정경제부 소속 공무원 A씨는 2009년 9월 한국선진화포럼이 주최하는 월례토론회 강연 및 토론에 참석했다. 행사는 오전 7시에 시작해서 오전 10시에 끝났다. 그가 3시간 동안 행사에 참석하고 받은 강의료는 200만 원이었다.


재정경제부 소속 공무원 B씨는 지난해 3월 모 협회가 주관하는 최고경영자 조찬회에 참석하고 강의료 명목으로 100만 원을 받았다. 조찬회는 오전 7시부터 2시간 정도 진행됐다.


국토해양부 소속 공무원 D씨는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부동산 관련 협회와 대학 등 각기 다른 3곳에 강의와 강연을 나가 총 591만 원을 벌어들였다. D씨가 외부 강연을 나간 곳은 모두 현재 업무 또는 과거 업무와 연관 있는 곳이었다.


지난해 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 등 언론 3단체는, 롯데홈쇼핑에서 90분 강의하고 200만 원의 강연료를 받은 방송통신위원회 모 상임위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많은 강연료를 받는 공무원의 외부 강연은 업무 공정성에 문제를 일으킬 개연성이 다분히 있을 뿐 아니라 강연료가 대학 교수보다 높으면 뇌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업무와 연관된 단체 또는 기업에서 받는 강연료는 명목상으로는 강연료이지만, 합법적 뇌물일 가능성이 높고 자칫 향응 제공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봉급은 봉급대로 받고 강연료는 강연료대로 받는 것도 문제이지만, 대학 교수 보다 높은 강연료는 또다른 뇌물일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


1회당 강연료 상한선을 정하고 연간 강연건수를 제한하는 등 공무원의 외부 강연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종합적 방지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공무원의 외부 강연료는 합법적 뇌물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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