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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ㆍ투고

[칼럼] 대학이 사는 길 / 김병연

예전엔 대학 졸업 시즌이 되면 꼭 보도되는 기사가 있었다. 대학 수석 졸업자와 수석 졸업자가 받은 졸업 학점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수석 졸업자가 받은 대단한 대학 졸업 학점에 경이를 표하곤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러한 기사를 만나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보도되더라도 특별한 이야기 거리가 되지 못한다. 전 학년 A⁺를 받은 학생을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보도에 따르면 60%가 넘는 학생들이 A학점을 받은 대학도 있다. 좀 과장하면 셋 중 둘은 A학점을 받은 것이다. 이런 지경이면 A학점을 받지 못한 학생이 오히려 이상하다. 이러니 수석 졸업자의 성적이 무슨 뉴스거리가 되겠는가.


필자는 학점이 부풀려진 원인으로 대학의 양적 팽창과 그릇된 제자 사랑을 지적하고 싶다. 현재 대학 진학자는 고등학교 졸업자의 80%(한때는 84%) 정도이고 원하는 일자리는 이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1980년대를 지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속도는 그 전에 비해 둔화되었다. 하지만 이 시기에 대학은 엄청난 양적 성장을 했다. 이제는 국내에서 신입생을 수급하기 힘들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구조적으로 구직자가 일자리보다 크게 많아졌다. 이런 취업 환경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대학들이 성적을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고 보니 학점이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취업지원자의 성적은 이제 지원자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지 못한지 오래다. 인기 있는 기업에는 A학점을 받은 지원자들이 넘쳐 난다. 이러니 인사 담당자들이 어찌 성적을 평가 대상으로 하겠는가. 이런 현상은 학점의 불신을 넘어 대학 교육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언제부턴가 대학의 학점 대신 다른 평가 기준을 제시하고 여기에 합당한 결과물을 지원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대학에서 주는 영어 학점 대신 토플 성적이나 토익 성적을 요구하고 그것도 믿을 수 없게 되자 어학연수를, 그것도 믿을 수 없게 되자 이제 직접 영어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또 직무 능력을 믿을 수 없어 대학 외부에서 실시하는 공모전 입상 성적을 요구하거나 인턴이나 연수 실적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측은 학생들이다. 대학에서는 우수한 학점을 받으려고 경쟁해야 하고 흔히 말하는 취업 스펙을 쌓으려고 발버둥을 쳐야 한다. 시간과 경제적 희생이 너무도 크다. 대학 등록금만 해도 만만치 않은데 해외 연수도 다녀와야 하고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해 학원도 다녀야 한다.


이 시대의 학생들은 우리 역사상 가장 우수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인 데도 가장 큰 희생을 치르고 있다. 사회적 낭비다. 모든 구직자가 영어를 잘할 필요도 없고 공모전에서 우승할 만한 능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우리 사회의 모든 일자리가 그런 대단한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많은 일자리에서는 영어가 필요 없다. 그리고 일상적인 단순 업무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사회적으로 엄청난 낭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 기업에서는 대학생들의 과도한 능력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바라지도 않았는데 보너스로 대단한 능력을 키워오는데 누가 마다하겠는가. 기업으로서는 어찌 보면 횡재인 셈이다. 대학 학점만으로도 학생들의 능력을 평가하는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 학점에 대한 장기적 불신은 대학의 불신으로 이어지고 대학 붕괴라는 비극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제는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대학은 제대로 가르치고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그것이 대학이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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