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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ㆍ투고

【칼럼】 돈 / 김병연


돈은 섬김의 대상이 되었다. 돈을 신과 견줄 수 있게 높이 받든다. 재물이라는 신이다. 인간은 돈의 힘에 너무 약해 쉽게 그 유혹에 넘어가고 만다. 양심과 믿음과 정의를 팔아 버린다. 돈을 전능한 존재로 믿기 때문이다. 돈만 있으면 못할 일이 없다. 이것이 많은 인간의 생각이다. 명예도, 학력도, 권력도 돈으로 살 수 있는 세상이다.
 
대부분 돈이 삶을 보장한다고 믿는다. 돈을 은행에 저축하거나 부동산을 사두거나 주식 투자 등을 해 둔다. 그 돈이 미래를 보장한다고 믿고 돈에 눈이 멀어버린다. 그러나 돈이 많아지면 인간의 영적 생활도 어려워진다. 왜냐하면 보물 같은 돈에 마음이 가 있기 때문이다. 돈이 자신의 지배자가 되고, 신의 자리에 돈을 모시게 된다. 돈이 많으면 신에게 기댈 일이 거의 없어진다.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 돈이 많으면 병을 앓을 때 비행기 일등석을 타고 세계에서 제일 좋은 병원에 갈수 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돈을 주셨지만, 결국 하나님의 자리를 돈이 빼앗아 버리고 만다.
 
돈이 어느 정도 있어야 만족할까. 아무리 많아도 만족은 없다. 그 끝을 모른다. 은을 사랑하는 자는 은으로 만족함이 없고, 풍요를 사랑하는 자는 풍요로 만족함이 없다. 여기에서 불행이 싹튼다. 그러나 인간은 돈이 있어도, 그것을 가지고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물질의 소유뿐이다. 돈은 삶의 가치와는 무관하다.
 
인간은 세 종류가 있다. 평생 돈을 모으다가 죽는 자, 평생 돈을 꼭 붙들고만 있다가 죽는 자, 돈을 다 써 버리고 죽는 자가 있다. 돈은 누구에게도 선하게 누리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돈이 곧 인격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과 일정한 거리를 두기는 정말 어렵다. 돈이 행복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김병연 / 시인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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