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오는 25일 김 여사의 '문고리 3인방'으로 알려진 전직 대통령실 행정관들을 불러 조사한다.
오정희 특검보는 24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김건희씨가 고가 목걸이 등 금품 또는 향응을 수수하거나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은 의혹 사건과 관련해 내일(25일) 오전 10시 유경옥 전 행정관, 오후 5시 정지원 전 행정관을 소환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건진법사 청탁 의혹'의 진위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혹은 통일교 측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백 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했다는 내용이다.
전씨는 목걸이와 샤넬백 2개를 받긴 했지만 김 여사 측에 전달하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목걸이는 받자마자 잃어버렸고 샤넬백 2개는 각각 다른 제품으로 교환한 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유 전 행정관은 전씨 지시로 샤넬백을 같은 브랜드 다른 제품으로 직접 교환해준 인물이다. 그는 '젊은 사람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바꿔달라'는 전씨 심부름을 들어줬을 뿐 김 여사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해왔다.
정 전 행정관은 전씨가 자신의 휴대전화에 '건희2'라는 이름으로 저장한 연락처의 실제 사용자로 알려졌다.
전씨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인 2022년 3월부터 수개월간 이 연락처로 특정 인물들의 대통령 취임식 초청을 요청하거나 인사와 관련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특정 인물을 언급하며 인사를 추천하자 '건희2' 측이 "이력서 보내보시죠"라고 답한 기록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유·전 전 행정관을 상대로 김 여사의 인사개입 여부, 목걸이와 가방의 행방 등을 추궁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달 6일 출석을 통보받은 김 여사 측은 특검에 "혐의별로 다른 날짜에 나눠 조사하고 각 소환 조사 사이에 최소 3∼4일 휴식을 보장해줄 것, 오후 6시 전에 조사를 종결해줄 것"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오 특검보는 이에 "특검은 법과 원칙에 따라 소환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특별대우' 없이 다른 피의자들처럼 종일 조사를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또 오는 29일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을 한 후 30일 이 전 대표를 소환할 예정이다. 지난 21일, 23일에 이은 세 번째 소환이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주포인 이정필씨로부터 2022년 6월∼2023년 2월 25차례에 걸쳐 8천여만원을 받고 그가 형사재판에서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도록 힘써주겠다고 말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는다. 그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이른바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비마이카(현 IMS모빌리티) 주식 4천주를 소유했던 이모씨를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씨가 주식을 취득한 과정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사 게이트는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가 설립에 참여하고 지분까지 가졌던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가 2023년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184억원을 부당하게 투자받았다는 의혹이다.
당시 IMS모빌리티는 순자산(556억원)보다 부채(1천414억원)가 많아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였다.
특검팀은 투자 주체들이 김씨와 김 여사의 관계를 생각해 일종의 보험성이나 대가성 자금을 제공한 게 아닌지 의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