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CG) [연합뉴스TV 제공] / 연합뉴스](http://www.kookjeilbo.com/data/photos/20250833/art_17551555065023_d6fa91.jpg)
(서울=연합뉴스) 2020년 2월 이후 전국 의료기관 약 2만3천곳에서 모두 492만명의 환자를 비대면으로 진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은 전날 서울 국제전자센터에서 제10차 회의를 열고 시범사업 주요 통계 등을 논의했다.
국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2020년 2월 23일 코로나19 시기 감염병 위기 단계가 '심각'으로 상향되면서 전화상담 또는 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며 시작됐다.
국회에서는 이달 중 비대면진료 법제화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상정해 제도화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 비대면진료 해본 의료기관 2만3천곳…환자는 492만명
2020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5년의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기간의 의료기관 청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 번이라도 비대면진료를 한 의료기관은 2만2천758곳이었다.
비대면진료는 대부분 의원급(2만1천430곳·94.2%)에서 이뤄졌다.
같은 기간 비대면진료를 이용한 환자는 총 492만명이다.
비대면진료 건수는 전체 외래진료 대비 0.2∼0.3% 수준으로 적은 편이다.
복지부는 비대면진료 중계 플랫폼의 보고 등을 통해 추산한 약 5만건의 비급여 진료를 포함해 최근에는 매월 25만건가량 비대면진료가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비대면진료 중 약 15%는 휴일·야간에 이뤄졌다.
지난해 기준 의원급 의료기관을 기준으로 했을 때 비대면진료의 주요 상병은 고혈압(19.3%), 기관지염(10.5%), 당뇨병(9.0%), 비염(3.9%) 등으로 만성질환·경증 위주였다.
◇ '비대면진료의 제도화' 의료법 개정안, 8월 중 국회 상정
5년여간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비대면진료의 법제화를 위한 논의가 이달 중 본격화할 전망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최보윤 의원, 우재준 의원, 전진숙 의원 등이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현재 계류 중인 이들 법안은 이달 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돼 비대면진료 제도화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김국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약 5년 6개월 동안 많은 국민이 비대면진료를 경험했고 제도화에 대한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됐다"며 "국회 논의를 통해 비대면진료가 제도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창현 복지부 보건의료 정책과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비대면진료의 제도화"라며 "비만 치료제의 비대면 처방 등에 관해 전문가들이 많은 의견을 주셨는데, 일단은 제도화한 후 어떻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시킬지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들 "비대면 약 배송 필요", "질 향상을 위한 단계로 나아가야"
당일 자문단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비대면진료의 제도화 방향을 두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시범사업 논의 초기에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재진만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들었을 때 초진을 일률적으로 금지하기보다 네거티브 방식으로 핀셋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교수는 "초진, 재진은 환자 상태 기준이 아닌 건강보험 심사청구를 위한 행정적 개념이어서 법제화 기준이 될 수 없다"며 "의사가 진료하기 전에 초진인지 재진인지 구분할 수도 없으니 법으로 제한하기보다는 처방 제한 같은 규제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비급여 의약품에 대한 모니터링과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광민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시범사업 초기부터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지 못해 현재 비급여 의약품의 정확한 통계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비대면진료에 따른 약 배송과 관련해서는 환자단체, 소비자단체, 전문가, 대한간호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등에서 약 배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성 과장은 "약 배송과 관련해 약사법 위반 등의 논란이 있었던 걸로 안다"며 "법리적인 문제는 국회에서 논의하면서 정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연구실장은 "일부에서 우려했지만, 초진까지 비대면진료를 전면 허용했던 시기에도 큰 안전 문제는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비대면진료 제도화 후에는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