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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강제로 병원 갇힌 정신질환자들 이제는 직접 목소리 낼 길 열려

복지부, 입원적합성심사 규정 개정…환자 의견진술권 공식 보장
부패 신고 시 비밀유지의무 예외 적용 등 인권 보호 장치 강화


(서울=연합뉴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 환자들이 앞으로는 자신의 입장을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에서 직접 밝힐 수 있는 길이 열린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의 운영 체계를 개선하고 환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 관련 운영 규정을 일부 개정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6년간 타의에 의해 입원한 건수가 18만 건을 넘어서는 등 비(非)자의 입원이 여전히 빈번한 상황에서 환자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환자의 의견진술권이 공식적으로 보장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환자가 자신의 입원 절차가 적절했는지에 대해 목소리를 낼 기회가 부족했다.

하지만 개정된 규정에 따라 입원심사소위원회가 입원의 적합성을 심사할 때 환자는 소위원회에 직접 의견을 진술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입원에 대한 환자 의견진술서 서식이 새롭게 도입돼 이송 과정에서의 문제점이나 퇴원 희망 사유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할 수 있게 된다.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정신질환자 비(非)자의 입원 6개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6년간 국내 비자의 입원 건수는 총 18만6천525건에 달했다.

특히 2024년 한 해에만 3만458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이 중 약 9%는 1년 이상 장기 입원 중이었다. 비자의 입원 심사에서 대면 조사 비율은 2019년 26.4%에서 2024년 44.1%까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심사 결과 실제 부적합 판정을 받아 퇴원하게 되는 비율은 2% 미만으로 매우 낮아 환자가 직접 참여하는 심사 절차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돼 왔다.

심사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행정 절차도 개선된다. 소위원회는 환자의 직접 진술 확인이 필요하거나 추가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심사일을 다시 지정할 수 있다. 위원의 제척 사유로 인해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에도 심사일을 재지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다만 통지 마감일이 임박한 긴급한 상황에는 서면으로 의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어 행정의 효율성을 챙겼다.

조직 운영의 유연성도 확보했다. 기존 입원심사제도운영팀이라는 명칭은 입원심사제도운영 부서로 변경되며 각 국립정신병원의 상황에 맞춰 과 또는 팀 단위로 운영할 수 있다. 또한 소위원회 간사의 업무에 회의록 작성을 추가해 심사 과정의 투명한 기록 관리를 의무화하고 관련 서식을 신설했다.

내부 고발과 공익 제보를 활성화하기 위한 장치도 도입됐다. 위원들이 작성하는 보안서약서에는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엄수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지만, 부패방지권익위법이나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른 신고를 하는 경우에는 비밀준수의무를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는 예외 조항을 명시했다. 이는 위원회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조리를 방지하고 공익 제보자를 두텁게 보호하려는 목적이다.

이 밖에 행정 용어를 순화했다. 일본식 한자어인 모사전송은 팩스로 바뀌었으며 어려운 용어나 서식 명칭들도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쉽게 정비됐다. 이번 개정안은 발령과 동시에 시행돼 의료 현장에 즉각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정 개정이 환자의 권익을 높이는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대면 조사 비율이 높아지고 의견 진술권이 보장됨에 따라 입원 과정의 적법성을 더욱 면밀히 따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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