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공소청 검사의 수사 개입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내용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의 당정청 최종안이 공개되자 수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법안에는 경찰 등에 대한 영장 청구·집행 지휘권, 중수청에 대한 입건 요구권과 의견 제기권 등 공소청 검사의 수사 지휘·통제와 관련된 조항이 통째로 빠졌다.
공소청 검사가 조금이라도 1차 수사기관의 수사에 관여할 여지를 없앤 것이다.
검찰 내에선 오는 19일 그대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통과될 가능성이 큰 해당 법안 내용에 당혹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1차 수사기관을 사법적으로 통제할 핵심 장치들이 모두 빠진 터라 수사 공백에 더해 과잉 수사에 대한 우려도 크다.
대검찰청의 한 간부급 검사는 "내부적으로 그래도 열심히 해보자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법안을 보니 맥이 빠진다"며 "검사들의 이탈이 본격화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특히 2만명이 넘는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이 빠진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사경은 식품, 의약, 세무, 환경, 노동 등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에서 일반직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해 수사 업무를 맡도록 하는 제도다. 부족한 법률 지식과 수사 경험을 보완하고자 검사가 이들에 대한 수사 지휘를 담당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공소청 설치법안이 입법화하면 검사가 이들의 수사에 일체 관여할 수 없게 된다. 사건이 부실하게 처리되거나 암장 돼도 이를 교정할 수단이 사라지는 것이다. 과잉·위법 수사에 따른 인권 침해 등의 부작용도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각 부처·기관별 특사경을 어디서 통제할지, 공소청과의 관계는 또 어떻게 설정할 지 등 세부 사안에 대한 논의는 없는 상태다. 이대로라면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함께 특사경에 대한 사법적 고삐가 풀리는 셈이다.
당장 거론되는 대책으로는 특사경 인력의 전문성 강화와 내부 통제 장치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특사경 조직 내 법률전문가 채용을 확대해 법리적 판단과 수사 통제를 맡기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사경을 보유한 정부 부처에서 근무 기간 보장과 체계적인 교육 등의 방법으로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검찰개혁 법안이 통과되면 특사경 제도가 적법하게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법령 정비에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관련 형사소송법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
형사소송법 245조는 '특사경은 모든 수사에 관하여 검사의 지휘를 받고 검사의 지휘가 있는 때에는 이에 따라야 한다', '특사경은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에서 최근 사퇴한 박찬운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특사경 문제는 수사 절차에 관한 규정이므로 형소법에서 정해야 한다"며 "곧 있을 형소법 개정 과정에서 특사경 문제를 꼼꼼하게 살펴 최종 결정해야 한다"고 적었다.
추진단 자문위원 중 한 명인 이근우 가천대 교수도 "형소법이나 사법경찰직무법 등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예상되는 부작용을 막을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사의 수사 지휘 권한이 사실상 전면 박탈됨에 따라 사후 통제 장치인 보완수사권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은 형소법 개정 사안인 보완수사권 존폐에 대한 논의를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둔 상태다.
박 교수는 "특사경에 대한 검찰 통제를 완전히 상실하게 되면 수사상 위법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며 "형소법을 유지하거나 실효적 통제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현재로선 검사의 지휘 통제 외엔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창현 교수도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 또는 보완수사 요구로 특사경의 수사를 보완해야 한다"며 "특사경이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면 소속 기관장의 입김이 강해져서 편파 수사나 사건 은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검찰 내에서도 현 상황에서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올해 3년 차인 청주지검 충주지청 김모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에 "당장 10월에 공소청과 중수청이 분리되는 상황에서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 보완수사요구권은 여전히 '추후 논의 예정'이라는 사실이 가장 마음 아프다"고 적었다.
그는 "검사는 법률전문가인 판사와 변호사를 상대로 법정에서 다퉈야 하는데, 보완수사권을 제한한다는 발상이 과연 상식적인지 의문이 든다"며 "검사가 판례를 근거로 사경(사법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도 사경이 판단하기에는 보완이 불필요하다며 보완수사 요구를 미이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지낸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도 이날 내부망에 "특사경이 검사 지휘 없이 독자적으로 수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법왜곡죄로 고소·고발될 수도 있으니 일선의 어려움이 한층 가중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