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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영덕 풍력발전기, 고공 정비중 불…갇힌 외주근로자 3명 참변

불 나도 신속대피 어려운 원통형 구조…안전매뉴얼 마련·준수 등 확인 필요
풍력발전기 안전 사각지대 논란…밀폐작업의 위험성 지적돼


(영덕=연합뉴스) 경북 영덕에서 풍력발전기 시설 정비·점검 작업 중 화재가 나 유지·보수업체 소속 40∼50대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 3명이 사망했다.

통상 풍력발전기 시설 정비는 원통형으로 된 기둥 내부로 들어가 이동시설을 타고 정비 지점까지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처럼 화재 발생 시 내부에 있던 근로자들이 지상으로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 별도 장치나 긴급 상황에 대비한 안전 매뉴얼 등이 제대로 마련돼 있는지 등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23일 오후 1시 11분께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 발전단지 내 한 풍력발전기에서 불이 났다.

이번 화재로 사망한 근로자 3명은 앞서 이날 오전 9시부터 현장에서 풍력발전기 정비 작업을 벌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화재 발생 뒤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소방 진화·수색 과정에서 사망자들은 풍력발전기 시설 내부 등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풍력발전기 날개를 가동하는 터빈을 유지·보수하는 업체 소속으로, 발전 운영사 외주 의뢰를 받고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사망 근로자들은 발전기 날개(블레이드)에 금이 간 것을 확인하러 작업에 투입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이번 풍력발전기 화재로 발전기 날개 3개 가운데 2개에 불이 붙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주변 야산으로 불이 옮겨붙은 상황이다.

산림·소방 당국은 헬기 15대와 장비 50대 인력 148명을 투입해 진화 및 추가 확산 방지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현재 진화율은 80%다.

다만 발전기에서 시작된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탓에 소방대원도 시설 내부 진입이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헬기를 동원해 산불 확산은 막은 상태"라며 "다만 불이 난 풍력발전기 잔해에서 검은 연기가 계속 올라오고 있고 부품이나 잔해물에서 흘러나오는 기름이 연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풍력발전기 날개 잔해 등 낙하 우려로 인근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노동·수사 당국은 발전기 시설 및 주변 야산 화재를 완전히 진압하는 대로 사고 원인 규명 등에 나설 계획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불이 난 영덕 지역 풍력발전기는 설치 기간이 상당히 된 구형으로 시설 정비 등을 위해서는 작업자들이 내부로 들어간 뒤 사다리를 이용해 작업지점까지 이동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최근 들어 강원도 등에 설치한 풍력발전기 내부에는 승강기와 같은 이동시설이 설치돼 있다고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이날 영덕지역 풍력발전기 정비·점검에 나섰던 근로자들은 제한된 내부 시설 탓에 화재 발생 시 신속하게 지상으로 대피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화재 발생 뒤 연락이 두절된 점을 감안할 때 작업 도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비상 상황에 대비한 매뉴얼이 제대로 마련돼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한 이들은 화재가 발생한 풍력발전기 상단에서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안전 수칙 준수 및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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