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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러 송유관 수리 미루는 젤렌스키에 인내심 바닥"

EU 조사단 활동 차단…"송유관 복구하면 모두가 이익"


(베를린=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폭격으로 파손된 드루즈바 송유관 수리를 미적대면서 유럽연합(EU) 회원국들도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고 유럽매체 유락티브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자국에 러시아산 석유를 실어나르는 이 송유관을 빨리 수리해야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900억유로(156조5천억원) 긴급대출에 동의해주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EU가 송유관 복구를 돕기 위해 보낸 조사단 활동을 차단하고 있다. 조사단은 송유관에 접근하기 위해 몇 주째 현지에 머무르며 우크라이나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유락티브는 전했다.

한 EU 외교관은 유락티브에 "드루즈바 송유관이 복구되면 모두가 이익을 얻는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태도가 수수께끼라고 말했다. 송유관만 수리하면 EU의 대출과 러시아 제재, 러시아산 석유의 헝가리 수출 문제가 한꺼번에 풀리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외교관은 "우크라이나가 뭘 의도하는지 명확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르반 총리는 최근 소셜미디어에 "석유가 없으면 돈도 없다"며 송유관이 재가동될 때까지 EU의 우크라이나 대출과 러시아 제재에 반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울라시우크 울라디슬라우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송유관을 파괴한 건 우리가 아니다"라며 헝가리가 EU의 러시아 제재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몇 년째 계속된 우크라이나와 헝가리의 갈등은 드루즈바 송유관 문제로 최고조에 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오르반 총리를 겨냥해 "그 사람 주소를 우리 군대, 병사에게 넘기겠다"며 협박성 발언을 했다. 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은 슬랩스틱 코미디언 시절 젤렌스키의 반나체 공연을 흉내내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조롱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 나라 정부의 극한 대립은 오는 12일 예정된 헝가리 총선으로 끝이 보이는 분위기다.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집권 피데스는 여론조사에서 친EU 야당 티서에 20%포인트 안팎 격차로 밀려 정권을 내줄 위기다.

유락티브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최소한 5월 중순 이전에 드루즈바 송유관을 재가동할 의사도 능력도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EU가 오르반의 선거 패배를 남몰래 바라면서 선거 결과를 기다리는 것 이외에 대출 지연 문제를 풀기 위한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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