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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설의 그녀들이 풀어내는 노래와 해학…여성국극, 무대에 서다

'선화공주' 공연 및 원로배우 대담…"남장 연기가 여성국극의 매력"


(서울=연합뉴스) "서동이 못 봤냐. 서동이 못 봤어?"

무대에 나온 철쇠(김미진 분)가 관객들 한명 한명을 바라보며 친구 서동을 찾는다. 철쇠의 예기치 못한 질문을 받은 관객들은 "못 봤다"며 웃는다.

지난 3일 서울 민속극장 풍류 무대에 오른 여성국극 특별공연 '한국 최초 여성 오페라, 전설이 된 그녀들'은 노래와 해학으로 관객과 호흡하는 자리였다.

이번 공연은 드라마 '정년이'로 여성국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데 부응해 마련됐다. 순식간에 표가 매진되며 인기를 끌자 주최 측인 국가유산진흥원은 1회 예정됐던 공연 횟수를 3회로 늘렸다.

이날 무대에 오른 '선화공주'는 여성국극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다. 향가 '서동요' 등으로 잘 알려진 신라의 선화공주와 백제의 서동 왕자 이야기다.

'여성 오페라'라는 별칭답게 무대 위 인물들은 우리 전통의 노래들로 자신의 감정을 풀어낸다. 사약을 받을 위기에 놓인 선화공주(박지현)는 "아바마마, 원통하다"며 한이 담긴 목소리를 내보인다. 이윽고 해후하게 된 서동 왕자(김금미)와 선화공주는 "에라 만수, 에라 화관이로구나"라고 신명 나게 노래한다. 그들의 국혼(國婚)을 축하하며 결혼이 오래오래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실제 모녀 사이인 선화공주와 서동 왕자는 애틋한 연인 연기를 펼친다.

해학도 빼놓을 수 없다. 서동과 선화공주의 만남을 방해했던 석품(이미자)이 그들의 재회를 보고 "환장들 하네"라고 중얼거리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석품의 수하였던 길치(남덕봉)가 석품에게 복수하는 장면에서는 웃음과 함께 통쾌함도 안겨준다.

용수(최유미)의 무술에는 빠르게, 선화공주의 애통함에는 느리게 연주되며 장면 분위기를 뒷받침하는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요소다.

공연장을 가득 채운 150여명의 관객은 노래가 끝날 때마다 큰 박수를 보내 높아진 여성국극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이날 공연에 앞서 여성국극을 오랫동안 지켜온 홍성덕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 이사장과 이옥천 옥당국악국극보존회 대표, 허숙자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 이사가 여성국극에 관해 이야기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이들 원로배우는 여성국극의 매력으로 여성 배우들의 남장 연기를 꼽았다. 실제 이옥천 대표는 남성 역할로 많은 여자 팬이 따른 대표 배우다. 그는 어린 시절 여성국극의 전설 임춘앵 선생의 공연을 보고 국극의 매력에 빠졌다고 떠올렸다.

이 대표는 "제 성격도 남자 같아서 얼른 커서 저렇게 멋있는 남자가 돼보겠다는 욕심이었다"며 "(예술제) '방자전'을 한 이후 제가 학교만 가면 애들이 저한테 반해서 '언니'라고 소리 지르고 그랬다"고 말했다.

원로 배우들은 남장 최고 스타인 조금앵 선생이 팬의 성화로 가짜 결혼식을 올렸다는 일화도 전했다.

'춘향전'에서 '변사또'로 유명한 허숙자 이사는 큰 목소리로 기차를 세운 일화를 떠올렸다. 실제 대담 전 짧게 진행된 공연에서 허 이사는 큰 웃음소리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홍성덕 이사장은 여성국극이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돼 좋은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중국의 월극은 나라에서 많은 예산이 나오고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돼 좋은 공연을 하고 후배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우리 여성국극도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돼서 후배들이 많이 배우고 좋은 공연을 여러분들에게 선사하는 것이 제 홍성덕의 꿈입니다."

공연은 오는 7일 두 차례 더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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