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도주 55일 만에 붙잡힌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웰바이오텍 회장)에 대해 11일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김형근 특검보는 이날 오후 언론 브리핑에서 "전날 전남 목포 옥암동 소재 빌라촌에서 은거 중이던 이 부회장을 체포해 오늘 오전부터 조사 중"이라며 "오늘 저녁 조사를 완료하는 대로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잠적했다가 전날 체포됐다.
특검팀은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와 공조해 통신 및 계좌거래 내역 등을 분석하고 주변인을 탐문하는 등 추적 끝에 이 회장이 목포 옥암동 소재 빌라 3층에서 은거 중인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잠복 끝에 택배를 수령하러 나온 이 회장을 검거했다.
이 부회장은 도주 후 경기 가평, 전남 목포, 경북 울진, 충남, 경남 하동 등의 펜션을 전전하다 지난달 초 목포 소재 원룸 형태 빌라에 단기 임대계약을 맺어 머물러온 것으로 조사됐다.
체포 당시 휴대전화 5대, 데이터 에그 8대, 데이터 전용 유심 7개를 갖고 있었으며 이를 이용해 특검팀 추적을 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도피를 도운 8명의 신상을 파악해 출국금지했다. 이들 중 이 부회장의 가족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특검보는 "차를 대신 운전해준 사람도, 계약을 대신 맺어준 사람도, 자금을 제공한 사람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도피를 도운 자들의 죄상을 밝혀 엄중히 처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2023년 5∼9월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가담해 수백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보도자료를 뿌려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였다는 게 특검팀 판단이다.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된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1천원대였던 주가가 2개월 뒤 장중 5천500원까지 급등했다.
이 부회장은 2009년에도 주가조작 혐의로 수사받던 중 도주했다가 3주만에 붙잡힌 전력이 있다.
이 부회장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그가 주도한 웰바이오텍의 주가조작 혐의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웰바이오텍은 삼부토건과 함께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을 잇는 접점으로 본다.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가리기 위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전망이다. 체포 상태 피의자의 영장실질심사는 지체 없이 열게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