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지지율 급락 위기에도 '절윤' 문제를 둘러싼 진지한 노선 논의가 사실상 부재한데다 한동훈 전 대표의 대구 출마 시사를 계기로 계파 갈등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현역 단체장에 대한 공천 물갈이 기류로 장동혁 대표의 마이웨이 행보를 비판해온 오세훈 현 서울시장까지 타깃이 되면서 내홍 사태의 새로운 뇌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20일 "이번 공천은 다시 새롭게 시작하기 위한 판갈이가 되어야 한다"며 "정치 경험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앞에 설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달 24일에는 "정치 경력만으로 평가받던 시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는 등 연일 현역 지자체장에 대한 물갈이 공천 방침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오 시장은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내치자 사퇴를 요구했으며 장 대표가 최근 사실상 절윤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다만 이 위원장은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 시장 등 특정인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친한(친한동훈)계에 대한 추가 징계 요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 전 대표가 최근 대구를 찾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서보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 일정에 동행한 친한계 의원을 해당 행위로 징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장 대표와 가까운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은 한 전 대표의 대구 일정에 동행한 의원들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예고했다.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의 텃밭인 대구에 출마 의사를 시사한 것을 놓고 당권파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당 핵심 인사는 통화에서 "한 전 대표는 선거를 코앞에 두고 당의 근본인 대구를 뿌리부터 흔들어버리겠다는 것 아니냐"며 "솔로몬의 재판에서 '아기를 반으로 잘라 나눠 가지라'는 판결을 따르겠다고 한 가짜 엄마와 뭐가 다르냐"고 말했다.
구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 김석기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만약 이번 지선에서 한 전 대표가 어떤 형태로든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면 이는 결국 무도한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에만 좋은 일을 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5선의 권영세 의원도 페이스북에 한 전 대표를 향해 "엄중한 상황에서 대구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출마만 챙기는 모습은 결코 정상이라 할 수 없다"며 "본인은 마치 남이 망쳐놓은 당을 고쳐내겠다는 듯 '보수 재건'을 외치고 있으니 황당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의 1심 무기징역 선고 때 사실상 '윤 어게인' 방침을 밝히면서 촉발됐던 노선 토론 요구도 현재로는 흐지부지되는 모습이다.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지난달 26일 장 대표와 만났으나 백가쟁명식으로 의견을 내 모임은 뚜렷한 결론 없이 끝났다.
면담에 배석했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노선 변화'라는 용어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소장파 등이 요구한 노선 토론을 위한 의원총회를 국회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정국이 끝난 이후에 진행한다는 계획이나 실질적인 토론이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앞서 지난달 23일 진행된 의총도 이른바 '입틀막' 비판 속에서 맹탕으로 끝난 바 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백약이 무효'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당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당 지지율이 10% 후반대로 급락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던 지난달 26일 기자들과 만나 "지선은 당 대표나 당직을 뽑는 게 아니라 국민 전체가 참여하기 때문에 당심에만 의존하면 필패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도와 합리적인 보수까지 포용하는 선거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당 비대위원장을 지낸 김용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12·3 불법 계엄을 옹호하는 당 지도부의 스탠스는 중도보수라는 정치 영토를 민주당에 헌납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고, 그것은 다음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에 기회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윤어게인 리더십으로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