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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ㆍ투고

[칼럼] 경제민주화는 재벌 스스로 하라 / 김병연

자본주의 체제에서 경제는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것이 원칙이다. 한쪽을 잡아 튼다고 다른 쪽이 같아지지는 않는다. 고무풍선 효과를 생각해보면 쉽다. 한쪽을 눌러보았자 다른 쪽이 되래 늘어난다. 경제민주화가 이번 12월 19일 대선에서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 문제인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 등 빅3가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다. 각기 의견 차이는 있으나 총론은 비슷하다. 핵심은 공룡재벌로 표현되는 대기업 집단을 개혁하겠다는 것이다. 재벌의 시장독주를 막아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이루고 경제적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명박 정부도 동반성장위원회를 만들어 이를 타파하려했으나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처음에는 뭔가 확 달라지려니 하고 많이 기대했으나 결과는 별로였다.



경제민주화는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해소시키기는 것보다는 기업 스스로 변하면 쉽게 해소된다.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들이 최근 이에 대한 우려와 경고를 쏟아냈다.
 


경제민주화는 입법을 통한 급격한 경제정책 변하는 성장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민주화 논의가 반 기업 정서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충고도 곁들였다. 경제민주화가 우리 사회 발전을 꾀하고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경제민주화가 올바른 방향인지에 대해서도 그렇다. 경제민주화 논의 자체가 야기할 부작용도 많기 때문이다.


 


본래의 취지와 다르게 반 기업정서로 이어진다면 재벌 때리기로 이어져 국가적 손실도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시점에서 재계가 나서 쓴 소리를 내는 것도 귀담아 들을 만하다.



세상일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듯이 반대쪽 편도 살펴봐야 한다. 재계가 쓴 소리만 낼 게 아니라 자성하는 자세도 보여야 한다. 경제민주화가 봇물을 이루는 것은 재벌들의 불공정 행태에서 비롯된 측면이 너무도 많다.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골목상권 침범, 하도급업체에 대한 횡포 등 고쳐나가야 할 것이 많다. 최근 재벌 닷컴에 따르면 30대 재벌 계열사 5개 중 1개는 내부거래 비율이 70%를 넘는다. 내부거래 총액을 보면 2010년 128조에서 지난해 162조 원으로 늘었다. 중소기업 진출 장벽이 그 만큼 더 높아진 것이다.



이제 재벌도 달라져야 한다. 상생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지금 반발하고 분노를 겸허히 받아들여 중소기업도 스스로 흘러 갈 수 있도록 물고를 내야한다. 재벌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내 자발적으로 변하면 된다. 동네 빵집 등 골목 상권까지 침범하는 데 누가 분노하지 않겠는가.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상생의 길로 나서면 경제민주화는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다.



경제력 집중과 시장의 불공정성을 해소함으로써 나라 경제의 체질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우리가 슬기롭게 이겨낸 것도 1997년 외환위기 때 강도 높은 재벌 개혁과 금융 구조조정으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뜯어고쳤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든 지금 우리가 만성적인 저성장과 극단적인 양극화, 이에 따른 계층 간의 갈등과 사회 분열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경제정의 실현과 상생경제 구현을 위한 새로운 경제 질서 창출이 필요하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경제민주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법에 의한 강제적 경제민주화보다 재벌 스스로 경제민주화를 이루는 것이 모양새가 훨씬 좋을 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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