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새로운 계엄 선포문이 작성됐다가 폐기된 정황을 수사 중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의 수사 당시 파악된 해당 의혹을 확인하고자 전날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불러 조사했다.
앞서 검찰 특수본은 작년 12월 5일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통화한 사실을 확인한 뒤 지난 2월 강 전 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시켜 조사했다.
강 전 실장은 한 전 총리와 통화하기 전 김주현 전 민정수석으로부터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해야 하는데 비상계엄 관련 문서가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 82조는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하고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서명)해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 통고를 문서로 하지 않았다.
헌법 조항을 확인한 강 전 실장은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의 서명이 담긴 비상계엄 선포 문건을 사후에 작성할 목적으로 한 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강 전 실장이 새롭게 작성한 문건에는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의 서명란이 포함됐고, 한 전 총리는 새 문건에 서명했지만 며칠 뒤 '사후 문건을 만들었다는 게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을 낳을 수 있으니 없던 일로 하자'고 요청해 결국 문건은 폐기됐다고 한다.
해당 보고를 받은 윤 전 대통령도 '사후에 하는 게 무슨 잘못이냐'고 하면서도 한 전 총리의 뜻대로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러한 진술 등을 토대로 비상계엄 계획에 실패한 윤 전 대통령 측이 계엄 선포의 위법성에 대한 추궁과 처벌을 피하기 위해 뒤늦게 사후 문서 작업을 시도한 것으로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전날 강 전 실장 소환 조사에서 당시 강 전 실장이 김 전 수석, 한 전 총리와 전화를 주고받은 상황과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에 연 국무회의 회의록 초안을 작성한 과정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