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가만히 있어도 스며드는 사랑이 있다. 위험하리만큼, 첫사랑의 경우가 그렇다. 그 스며듦에 평생을 가져갈 수도 있는 위험한 감정이기에. 우린 대부분 첫사랑을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라 칭한다. 왜? 가장 숭고해 보이기에. 나에게 첫사랑은 숭고하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고 아프기만 했다. 그래서 불행하다는 건 아니다. 어릴 적 감정의 경험들은 어른이 되었을 때 나를 지킬 수 있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첫사랑은 진심의 감정일까? 다른 사랑들과 비교해 봤을 때, 조금이라도 마음의 아련함과 미소가 생기면 그 사랑이 그 당시엔 아프게 끝났어도 감히 진심의 사랑이라 여기고 살아도 된다. 우리는 그래야 살 수 있기에. 진실보다도 더 무서운 건 진심이기에. 진심이라고 여겨야, 언제나 새드엔딩으로 끝나는 첫사랑을 어린 시절의 어리숙한 풋내기 사랑이라고 말하고 그 다친 마음들을 하나하나 주워 담아 진심으로 포장해서 왜곡시켜야 살 수 있기에. 김별 | 글 쓰는 연주자
봄이 설렘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그리움의 계절 들판은 온통 황금빛이고 산과 들은 앞다퉈 불타고 있다 곱게 치장한 양귀비의 모습으로 변한 가을은 뭇사람의 눈과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벼가 익어 고개를 숙이고 비움과 떠남을 묵묵히 보여주는 가을 보람이 주렁주렁 열린 인생의 가을도 힘들었지만 얼마나 보기 좋은가… 계절이 순환하는 것처럼 인생도 순환한다면 참 좋으련만 김병연 | 시인/수필가
살다 보면 위를 보고 비교하게 된다 비교하니 옷, 집 등 재산이 맘에 안 들 때도 있고 자식이 맘에 안 들 때도 있으며 배우자가 맘에 안 들 때도 있다 그럴 땐 이렇게 생각하라 그래도 없는 것보다 얼마나 좋은가 천하제일 행복수칙이다 김병연 | 시인/수필가
단풍은 곱게 물들어 모두의 마음을 온통 붉고 노랗게 채색하고 정든 가지를 떠난다. 봄이 설렘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그리움의 계절이다. 모진 추위와 찬바람 속에서도 결코 굴하지 않고 봄의 전령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뜨리는 것을 시작으로 겨울을 인내한 형형색색의 꽃들이 일제히 아우성치며 앞다퉈 피어나는 봄은 새롭게 전개될 세상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가을은 봄의 설렘과 여름의 열정을 뒤로 하고 흘러간 날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깊은 밤 창가에는 노오란 은행잎이 지고 시간은 가을바람에 실려 또 하나의 추억을 잉태하고 있다. 파아란 하늘, 솜털 같은 구름 사이로 달이 수줍어한다. 들판은 온통 황금빛이고 풍요롭다. 산과 들은 앞다퉈 불타고 있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가을은 땀의 마침표다. 봄부터 농부는 열매를 바라면서 땀을 흘린다. 농부에게 있어 열매는 기쁨이고 보람이다. 삶의 존재 의미다. 열매는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열매는 타인을 위해 존재한다. 열매는 먹히기 위해 존재한다. 아니 먹힘으로 행복한 것이 열매이다. 사람은 열매보다 꽃을 더 좋아한다. 꽃에는 향기가 있고 아름다움이 있지만, 꽃은 그 속에 생명이 없다. 그러나 열매는 그 속
잘되고 싶으면 검소하고 겸손하며 비교하지 말고 시기하지 말며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잘 써라 김병연 | 시인/수필가
스위스는 지정학적 위치와 자연환경, 지나온 역사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그래서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고 하겠다. 스위스의 인구는 780만 명이고 면적은 남한의 40% 정도이니 경상도와 전라도를 합한 정도의 크기이다. 그리고 국토의 75%가 산과 호수이다. 지하자원도 없는 무자원 국가여서 우리처럼 유일한 자원이 사람뿐이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4개국에 둘러싸여 늘 외세에 시달리며 지내왔다. 그래서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은 나라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스위스는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다. 가파른 산비탈에 목초를 키워 소를 길러 우유와 치즈로 겨우겨우 살았다. 그래서 아낙네들은 집을 지키고 사내들은 외국에 용병으로 나가 목숨을 담보로 외화를 벌어야 했었다. 그래서 스위스는 자신들의 역사를 “생존을 위하여 피를 수출하였다.”라고 쓰고 있다. 어려웠던 지난 역사를 후손들이 잊지 말자는 다짐일 것이다. 스위스(Suisse)의 산업을 일으킨 것은 시계 산업과 섬유 산업이다. 스위스의 시계 산업은 16세기에 일어난 종교개혁운동과 관계가 있다. 개혁자 존 칼빈이 제네바에서 개혁의 깃발을 들었다. 박해받던 프랑스 개신교도(改
남이 잘사는 것을 배 아파하지 않고 사촌이 땅을 사면 기뻐할 줄 아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잘 쓰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 좋은 추억만 떠올릴 줄 아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 없어도 감사할 줄 알고 그래도 없는 것보다 얼마나 좋은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 김병연 | 시인/수필가
그대의 하찮은 마음을 우리의 진심이라 여겼던 나의 애절한 슬픈 망상에서 깨기까지. 김별 | 글 쓰는 연주자
예전에는 대학 졸업 시즌이 되면 꼭 보도되는 기사가 있었다. 대학 수석 졸업자와 수석 졸업자가 받은 졸업 학점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수석(首席) 졸업자가 받은 대단한 대학 졸업 학점(學點)에 경이(驚異)를 표하곤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러한 기사를 만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보도되더라도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되지 못한다. 전 학년 A⁺를 받은 학생을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신문 보도에 따르면 H대학은 75%의 학생이, S대학은 61%의 학생이 A학점을 받았다. 셋 중 둘은 A학점을 받은 것이다. 이런 지경이면 A학점을 받지 못한 학생이 오히려 이상하다. 이러니 수석 졸업자의 성적(成績)이 무슨 뉴스거리가 되겠는가. 필자는 학점이 부풀려진 원인으로 대학의 양적 팽창과 그릇된 제자 사랑을 지적하고 싶다. 현재 대학(大學) 진학자는 고등학교 졸업자의 70%(한때는 84%) 정도이고 원하는 일자리는 이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1980년대를 지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속도는 그 전에 비해 둔화되었다. 하지만 이 시기에 대학은 엄청난 양적 성장을 했다. 이제는 국내에서 신입생을 수급하기 힘들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대학입학정원을 강제(強制)
내가 널 바라보고 있는 이 순간이, 한낮의 별을 보는거같은 가슴 터질듯한 행복에서 헤어 나오지 않길. 김별 | 글 쓰는 연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