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8일 안철수 의원이 이른바 '쌍권'(권성동·권영세)에 대한 인적 청산 요구가 거부됐다며 당 혁신위원장을 사퇴하고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해 "그 자체로 혁신의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혁신위원장이라는 중책을 자신의 영달을 위한 스포트라이트로 삼았다. 주말 사이 급작스럽게 벌어진 '철수 작전'의 배경은 이미 여러 경로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안 의원 주변에서 '한동훈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낮다'는 기대를 심어주며 안 의원의 욕심을 자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소위 쌍권을 표적 삼아 인적 청산을 외치면 당 대표 당선에 유리하다는 무책임한 제안이 이어졌고, 안 의원은 결국 자리 욕심에 매몰돼 이를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권 의원은 "정치인이 주요 당직에 도전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며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 힘겹게 모은 혁신 에너지를 자신의 정치적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고, 어려운 결단을 내렸던 동료 혁신위원들에게도 큰 누를 끼친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와서 다시 혁신을 운운하며 전당대회 출마를 거론하는 것은 그야말로 모순"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당의 혁신은 특정인의 지위 획득과 정치 술수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공정한 절차와 숙의, 국민과 당원의 신뢰를 기반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분열의 언어로 혼란을 조장하고, 그 혼란을 발판 삼아 개인의 지위를 탐하는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이 글에서 안 의원이 지난달 30일 자신의 사무실을 찾아와 혁신위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당시 안 의원은 혁신위 비전을 여의도연구원 개혁과 정책 쇄신에 두겠다고 강조하며 전당대회 출마 계획은 '전혀 없다'라고 밝혔다"며 "인적 쇄신에 대한 얘기 역시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안 의원은 전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가 인적 쇄신 요구를 거부하고 합의 없는 혁신위원 인선을 발표했다"고 주장하며 혁신위원장을 사퇴했다.
안 의원은 구체적인 이름이나 '인적 청산' 내용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당내에서는 안 의원이 권영세·권성동 의원 등 이른바 '쌍권'을 비롯해 지난 대선 당시 지도부 인사에 대한 출당 또는 탈당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