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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단편소설

형언 할 수 없는(Indescribable)_제8화 / 김별

Indescribable


의사 선생님과 마주 보고 앉았다.


선생님.. 더 나빠진 건가요?.. 


....그렇습니다..안타깝게도..


그 사람 얼마나 남은 건데요?..


아니요..민자님이....나빠지신 상태입니다..


..그렇군요..알겠습니다..


부탁이 있어요. 선생님. . 말씀해보세요.


제가 먼저 떠나게 된다면, 그이에게 저의 부재는 알리지 말아주세요.


여행을 잠시 떠난 거라고 말씀해주세요. 그러지 않으면 그 사람 기억 속에 저는


사라져 있는 존재가 되어 있을 테니까요. 저를 영영 잃을 테니까요.


. 그러죠. 알겠습니다..


짧은 대화로 상담을 끝내고 방으로 돌아왔다.


방에 들어오니 처음 보는 광경이 내 눈을 의심케 했다.


그이가 창문 앞에 서 있다.


당신, 어떻게 혼자 일어났어요


, 당연히 혼자 일어나지. 어디 갔다 왔어?


..잠깐 로비에서..미숙씨와 얘기하고 왔어요..


그랬군, 그런데 당신 그거 알아


어떤 거요? 무슨 궁금한 거 생겼어요?


, 그 사람 말이야. 내가 기다리는 그 사람


..그 사람이요..그런데요?


나는 그 사람이 너무 그립기도 하고 만나고 싶고 기다려지는데


그 사람은 내게 전화 한번도 안하고 찾아오지도 않는 걸까?


왜 그렇게 그 사람을 기다리는데요? 이유가 있어요?


있지. 어떤 이유요? 왠지 만나면 그 사람도 나를 알아보고 기뻐하고 웃으며 


내게 이렇게 말할 거 같아.


당신 그동안 수고했어요.’라고.


나는 순간 뇌리에, 마음에, 천천히 스쳐 지나간 그 무언가를 깨달았다.


기다리는 사람은 본인 자신이라는 것을.


몰랐다. 정말 몰랐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니. 키가 작고 마르고 하얗고 


광대뼈가 튀어나오고 안경 쓰고아주 똑똑하고 유머 있고 인기가 많은 남자.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이 남자이다.


이제는 머리가 하얗게 되어버린 남자, 키는 더 작아지고 몸은 더 마르고 볼은 더 움푹 들어가 


광대뼈는더 도드라지고 안경은 더 두꺼워지고, 똑똑한 의사였던 내 남자는 이제 알츠하이머로

 

나만 겨우 알아 보고, 유머 있던 남자는 미소와 웃음을 잃고. 눈가에 참을 수 없는 눈물이 흐른다.


그런데, 이제는 그 사람 기다리지 않으려구


나는 고개를 들어 다시 그를 응시했다.


왜냐하면, 내가 이제 그 사람을 알아보지 못할 거 같아.


알아보지 못하게 된다면, 나도 이제 편히 떠날 수 있을 거야.


당신..


김별  |  글 쓰는 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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